[TV리포트=유지호 기자] 5일(현지 시간) 엔화가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아시아 금융시장에 파문을 일으켰다.
일본 공영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는 오후 한때 미 달러화 대비 상승 폭을 3.3%까지 키우며 141.7엔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상순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닛케이는 올해 전반 미일 금리 차이에 주목했던 투자가들의 “패닉적인 엔 매입”이 이번 엔화 강세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말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과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단행을 예고했다.
또한, 미국의 7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치를 밑돌고,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팽창했다.
이러한 요인들이 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다른 미국 등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축소로 이어졌고, 투자자들이 엔 캐리 청산에 나서면서 엔화 강세가 가속화된 것이다.
캐리 트레이드란 엔화나 위안화 등을 저렴하게 빌려서 호주 달러화, 멕시코 페소화 등 다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해 차익을 노리는 투자법이다.
5일 도쿄증시에서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장중 11% 이상 급락하며, 1987년 ‘검은 월요일’ 이후 최대폭 하락을 기록한 점도 엔화 매입을 부추겼다.
NHK에 따르면 한 시장 관계자는 “지난주 미국에서 시장 예상을 밑도는 경제 통계가 잇따르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경기 미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은행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면서 달러 매도, 엔 매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의 아시아 통화전략 책임자인 앨빈 탠은 “경기 침체 위험은 시장 변동성 확대를 의미하기 때문에 캐리 트레이드에 좋지 않은 환경”이라며 한동안 엔화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을 예고했다.
유지호 기자 rjh@tvreport.co.kr / 사진= 셔터스톡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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