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시중 5대 은행 ‘엔테크’ 예금 잔액 둔화세
I 日 소극적 통화 정책으로 투자자 빠져
I 전문가, 엔화 가격 상승 빠르지 않을 것
[TV리포트=이효경 기자] 지난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5대 은행인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달(3월) 말 기준으로 1조 2,160억 엔(한화 약 10조 8,481억 원)으로 전월 달성한 1조 2,129억 엔(한화 약 10조 8.205억 원)보다 0.3%로 31억 엔(한화 약 276억 5,572만 원) 증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지만, 2월에 기록한 5.5%에 달하는 증가율에 한참 밑도는 수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수치로 엔화 예금 잔액이 상당한 규모로 둔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3월은 원-엔 환율이 2024년도 들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한 시기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에서 8일 기준 공시한 원-엔 재정환율은 3월 21일 100엔 기준 875원 85전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2023년) 11월 28일에 기록한 872원 79전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전에는 원-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 이하로 떨어질 경우 향후 엔화의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을 노리고 대량의 투자 자금이 유입돼 시중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이 막대한 규모로 늘어났다. 지난해 4월 기준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5,979억 원(한화 약 5조 3,357억 원)에 불과했지만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여 11월 기준 1조 1,971억 엔(한화 약 10조 6,831억 원)까지 급상승했다.
작년과 달리 올해 3월 원-엔 환율이 하락하는 상황에도 엔화 예금이 증가하지 않는 배경으로 일본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통화정책을 전환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실망해 증가세가 둔화했다. 당초 일본 중앙은행에서 기준금리 인상 소식을 발표해 엔화 가치가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시장 기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정작 일본은행에서 기준금리(단기)를 기존 -0.1%에서 0%·0.1%로 인상을 발표한 지난달 원-엔 환율은 19일 기준 100엔 기준 891월 39전에서 이틀 뒤 21일 875원 85전으로 급격히 떨어져 예상을 빗나갔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전문위원은 “일본 중앙은행이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에서 기준금리를 플러스 금리로 변환하긴 했지만, 대규모 국채 매입 등 관련 정책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통화정책이 크게 전환하지 못했다고 평가받았다”면서 “그 영향으로 기존 예상과 다르게 엔화 가치가 오히려 하락하는 현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단기적으로 원-엔 환율이 상승하기 어렵다고 예측하면서 ‘엔테크’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하나은행 서정훈 연구위원은 “일본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간은 예측 불가능하며 매우 점진적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원-엔 환율이 2024년도 2분기까지는 890원대에 계속 머무를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엔화가 연말까지 최대 상승률을 910원에서 920원 정도로 예측하며 일관적으로 큰 상승은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일본의 스즈키 장관은 계속된 엔화의 급격한 하락과 국제 시장의 부정적인 판단에 “일본은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떠한 옵션도 포기하지 않고 해결해 나가겠다”며 재차 강조했다. 장관의 발언으로 일본 정부에서 엔화 가격에 개입할 준비를 진행 중임을 예측할 수 있다. ㅎ
엔화는 상승가도가 멈춘 반면 달러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투자 전문 매체에 따르면 달러는 지속해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위원들이 급격한 속도로 금리인하를 진행하는 것에 회의적인 태도와 신중히 진행해야 한다는 태도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고, 이에 해당해 국채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적인 금융그룹 맥쿼리는 한 인터뷰에서 “최근의 패턴이 지속된다면 제롬 파월 의장이 발언한 ‘비둘기파’(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서 시중에 돈을 풀어서 경기를 안정시키려는 경향)적 어조와 거리를 두려고 노력하면서 연준 위원들은 ‘매파’(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강경한 통화 정책을 주장하는 성향)적 태도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달마다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IP)의 공개를 앞두고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으며 달러 또한 강세를 보일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투자은행이자 합병, 기업 금융을 주로 맡는 골드만삭스는 4월 CIP가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을 예측했다. 에너지 부분에서 0.7%, 식품 0.2% 오를 것으로 공시했으며 전월 대비 0.29% 증가할 것으로 밝혔다. 전년 대비로는 3.70%의 수치로 늘어날 것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국제 경제의 변동성과 예기치 못한 변수가 있을 수 있어 오는 연준의 CIP 발표는 해당 예측과 다를 수도 있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뉴스1, 중앙일보, Shutterstock, SNS 갈무리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