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민하 기자] 최근 지자체들이 청춘남녀의 만남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지자체판 ‘나는 솔로’라고 불릴 정도로 만남 주선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해외에서도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찬반 의견도 갈리고 있는데요. 지자체가 주선하는 청춘남녀의 만남은 어떻게 이뤄지는 것일지 살펴보겠습니다.
김해시에서 주관한 ‘나는 김해솔로’ 3기에서 5커플이 탄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3과 14일 이틀간 진행된 행사에는 27~35세의 미혼남녀 20명이 참가했는데요. 참가자들의 행사 만족도는 98%로 매우 높았습니다. 김해시는 오는 11월 36~43살의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한 행사를 또다시 진행한다고 밝혔죠.
김해시에서 진행하는 ‘나는 김해솔로’는 지난해 처음 시행된 청년 공감형 감성 시책입니다. 3회를 맡은 행사는 지원자가 몰릴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김해시는 만남과 결혼,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죠. 행사 비용은 전액 무료입니다.
성남시에서는 대규모 미혼남녀 만남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5차례 ‘솔로몬의 선택’ 행사가 진행될 예정인데요. 오는 5월 총 100명이 참여하는 행사가 진행됩니다.
성남시는 미혼남녀 결혼 장려 시책의 하나로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자연스러운 만남과 지속적인 관계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관을 확산하기 위한 행사인데요. 지난해 진행된 행사에서는 총 230쌍 중 99쌍의 만남이 성사됐습니다.
지난해 서울시에서는 ‘청년만남, 서울팅(Seoul meeTing)’ 사업을 위해 관련 예산 8,000만 원을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의회가 서울팅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사업이 무산됐는데요.
현재 지자체들은 청춘남녀의 만남을 위해 예산을 편성하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해시와 성남시 외에도 대구, 전남 장흥, 전남 광양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심지어 대구 달서구는 지난 2016년 ‘결혼장려팀’을 신설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지자체의 행사 주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예산까지 들여가면서 만남을 주선해도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아니라는 점인데요. 예산 낭비라는 인식도 나타나고 있죠.
20~30대 청년세대는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는 것은 높은 주택 비용과 보육 비용, 긴 근무 시간, 낮은 연봉 등을 꼽았는데요. 결혼을 위한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이 없어 결혼과 출산이 어려운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죠.
지자체에서 예산까지 들여 가면서 만남을 주선해도 혼인율이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성과 내기 어려운 곳에 예산을 낭비한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정책 도입 취지 자체에 대해 의문을 드러내기도 했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닌 쉬운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 같아 아쉽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반면 지자체가 지원하는 만큼 신원이 보증된 사람들끼리 모여 신뢰도가 생긴다는 반응도 볼 수 있었는데요. 프로그램이 재밌으면 참여해 볼 의향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죠.
하지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청년들도 지자체의 만남 주선 프로그램은 신선한 발상이지만 저출산의 대책은 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해외에서는 지자체가 나서서 만남을 주선하는 것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지 궁금한데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성남에서 진행된 소개팅 프로그램을 기사로 다뤘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출산율이 3년 연속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함에 따라 결혼을 위해 시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하지만 많은 한국인들은 출산율을 높이는 데 실질적인 장애물은 따로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죠.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츠 타임스(ST)에서도 조계종에서 주관한 프로그램과 성남에서 진행된 행사를 소개했습니다.
한 해외 누리꾼은 “남편과 아내가 각각 주 50시간씩 일해야 한다면 가족 형성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분명합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곳이 그렇죠. 그러나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은 어느 곳에서도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라는 댓글을 남겼는데요.
또 다른 누리꾼은 “정부의 만남 주선은 시도해 볼 가치가 있지만 근본적인 요인을 해결하지 못한다”, “높은 소득 불평등과 엄청난 주당 근무 시간이 문제가 아닐까? 여기 청년들은 가족 단위를 이루거나 자녀를 키울 시간과 돈이 없습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민하 기자 ofminha@tvreport.co.kr / 사진=김해시청, 성남시, 달서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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