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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끝, 여야가 내세운 ‘가상자산’ 공약의 미래는 이정도였다

이효경 기자 조회수  

I 국민의 힘, 가상자산 과세 유예·ICO 유예

I 더불어민주당, ETF 허용·과세 상한선 상향

I 가상자산 업계, 공약은 합리적이나 시행 의심

[TV리포트=이효경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67%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종료되어 새로운 국회의 가상자산 정책에 대한 업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4월10일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의석을 가져가면서 원 구성 변화와 입법 방향성을 예의 주시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7월 19일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용자보호법)’의 2단계 법안(업권법) 등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양당은 국회의원선거 기간에 가상자산 투자자의 표심을 얻기 위한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국민의힘의 경우에는 2025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 유예’와 ‘ICO(가상자산공개) 단계적 허용’ 등을 내세우며 표심을 노렸고, 민주당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허용’과 ‘과세 상한선 상향’ 등을 앞세웠다. 양당은 공통으로 언급한 7월 시행 예정인 이용자보호법에 이은 ‘업권법 제정’을 강조하며 호소했다.

업계는 양당의 공약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는 반응이지만, “선거용으로 끝나선 안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이번 공약의 내용 자체는 합리적이라고 공감하면서도 실제 이행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의문을 품는 이들이 많았다.

업계의 이와 같은 반응은 지난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무수히 쏟아진 공약이 대체로 지켜지지 않은 사태가 반복될까 두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선 기간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는 가상자산 관련 공약을 여럿 내놓았지만, 1단계 이용자보호법 외엔 어떠한 진전이 없어 가상자산 업계는 실망했다. 심지어 업계와 투자자 커뮤니티 사이에서 지난해(2023년) 터진 김남국 의원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1단계 법(이용자보호법)도 제정되지 못했을 수도 있다며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다.

특히 양당의 공약 중 비슷하지만, 세부 내용에서 차이를 보였던 ‘코인 과세’에 대한 요청이 대체로 많았다.

코인 과세는 지난달(3월) 11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게시된 ‘코인 과세 유예에 관한 청원’이 이번 국회의원 선거 당일 국회 답변을 듣기 위해 최소 동의 인원 5만 명을 가볍게 넘어서는 등 업계 관심사 중 가장 큰 종목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시점으로 공정가치에 대한 평가나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한 코인에 대한 처리 등 준비해야 할 사안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유예를 희망하는 입장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시선을 끌 또 다른 주요 공약인 ‘비트코인 현물 ETF 허용’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올라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는 “현물 ETF가 들어오려면 국내 법인투자나, 기관투자 등도 함께 허용돼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이러한 부분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이번 국회에서는 가상자산·블록체인 업계에 대한 발전 가능한 논의가 지속되길 희망하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 A는 “제일 중요한 사항은 국회가 가상자산 업권법에 대한 관심을 계속 쏟는 것”이라면서 “이번 선거 때 코인 투자 유권자들로부터 대체로 지적받은 부분 중 하나도 평소에는 어떠한 관심도 없다가 공약을 우후죽순 내놓았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B도 “국회가 업계를 바라보는 인식이 긍정적으로 개선되고, 나아가 육성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는 가상자산 산업을 바라보는 인식이 ‘블록체인=코인=잡코인=사기’인 것 같다”면서 “미래 산업에서 막대한 잠재력을 가진 업계인 만큼 육성에 대한 의지를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옆나라 일본의 경우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경제산업성 산하 웹3 전담 부처를 설립하는 등‘웹3 백서’, ‘NFT 백서’ 등을 발간하며 웹3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다. 이에 한 전문가는 “정부 차원에서 육성 의지가 있어야, 국내에서 관련 스타트업 등이 활발히 발생하고, 나중에는 보조금 등 재정적 지원 및 정책도 나올 수 있는 것인데, 지금은 꿈도 꿀 수 없는 현실이다”라고 현재 국내 상황을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가상자산 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국회에만 단독적으로 맡겨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는 “일단 국회에 가상자산을 필두로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갖고 있는 의원들이 생기고, 컨택포인트로 나서서 업계와의 접점을 찾으며 논의를 발전시켜야 한다”면서도 “이러한 상황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업계에서도 산업 발전을 위한 총체적인 고민을 기반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당장 업계에서 요구하는 ICO 허용, 법인계좌 개설 등 업계에 당장 필요한 개별적인 사안에 대한 요구에 집중하는 태도보다는 이러한 정책의 장단점을 업계가 먼저 고민한 다음에 알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또 블록체인 기술이 실질적으로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기술인 만큼, 가령 ‘이를 데이터 산업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하는 생산적인 고뇌 등 해결책을 업계가 먼저 제시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심층적인 고민이 없다면 단순 투기나 사기성 코인이 넘쳐나는 악조건의 상황이 유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대한민국국회 X계정 갈무리, 뉴스1,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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