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오픈AI 일본 도쿄 아시아 첫 거점 설립
I 일본, 글로벌 AI 규범 적극적으로 논의
I 지리적 위치로 삼성·SK와도 협력 가능성
[TV리포트=이효경 기자] 지난 4월 1일(현지 시각)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챗GPT를 개발한 회사인 ‘오픈AI’가 이달 아시아에 처음으로 도쿄에 거점을 짓는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오픈AI 가 ‘오픈AI 재팬’ 법인을 설립하고, 다양한 아시아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용 AI 서비스를 운영 및 지원하는 헤드쿼터로 삼을 것으로 분석했다.
오픈AI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지난해(2023년도) 영국 런던에 이어 아일랜드 더블린에 사무소를 차린 이후 미국 이외 해외에 설립한 세 번째 거점으로 알려졌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브래드 라이트캡 오픈AI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오는 15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법인 설립 방침을 설명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
일각에서는 오픈AI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강자가 있는 한국이 아니라 일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전문가들은 일본을 아시아 거점으로 선택한 배경으로 글로벌 AI 규범 제정을 주도적으로 일본이 이끌고 있기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해(2023년도) 5월부터 ‘생성형 AI를 오·남용을 규제하는 국제 규범을 제정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AI 개발 윤리 및 신뢰 구축 등을 비롯한 일명 ‘히로시마 AI 프로세스’를 추진할 것으로 공표했다. 그 후 지난해(2023년도) 10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회의장에서 각국 정상은 일본 정부가 주도적으로 논의한 AI 개발에 대한 국제 지침 및 행동 규범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 CEO는 AI 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해당 기술의 상용화에 나서는 ‘AI 긍정론자’로 유명하지만, 그는 챗GPT를 발표함과 동시에 ‘글로벌 정부의 AI 규범이 중요한 상황이며, 적극적으로 협력의 태도를 보이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드러내온 바 있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테크 업계에선 오픈AI가 아시아 거점의 처음을 도쿄에 설립하면서 사실상 이다음 추가로 진행될 ‘히로시마 AI 프로세스’ 등 AI 규범 관련 회의에서 오픈AI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로비 작업을 진행하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한 의견이 지배적이다.
더하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올트먼 CEO의 관계도 일본행의 중요한 요인으로 설명된다. 앞서 올트먼은 오픈AI를 위한 자체적 반도체 설계·제조를 구상에 나서며, 주요한 투자자 중 하나로 손 회장과 두 번 정도 만남을 가진 것으로 공개됐다. 관계자들은 손 회장 역시 AI 반도체 제조를 위해 투자에 나서기로 결심한 만큼, 오픈AI와 손 회장이 합심해 향후 투자 논의를 건설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라도 도쿄에 거점을 세우는 게 편하다는 예측 중이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도쿄에 거점을 세울 경우 한국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반도체 협력 논의도 한 층 쉬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로이터통신은 오픈AI는 4월 1일부터 따로 가입 절차 필요 없이 챗GPT를 누구든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개방한 사실을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챗GPT를 이용하기 위해 이메일을 통한 간단하지만, 회원가입이 필수적이었다.
오픈AI는 이날 “AI 기능에 대해 궁금증을 가진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AI에 접근할 수 있도록 기능을 점진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정체되고 있는 챗GPT 이용자 수로 인해 오픈AI가 이와 같은 행보를 걷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픈AI의 챗GPT 웹 전용 사이트는 지난해(2023년도) 5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18억 건의 막대한 이용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후부터 점차 성장이 둔화한 상황이다. 구글의 제미나이를 비롯한 쟁쟁한 경쟁자가 잇따라 등장했고, 윈도에 기본사양으로 탑재된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제공하는 코파일럿으로 이용자가 분산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챗GPT에 접근할 수 있는 모든 장벽을 무너뜨리기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오픈AI는 AI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벤처캐피탈(VC) 펀드의 지배 구조를 변경에 나섰고, 해당 펀드와 관련한 올트먼 CEO의 소유권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해당 펀드는 오픈AI의 파트너로부터 모금된 금액 약 1억 7,500만 달러를 투자금으로 이용하는 상황이나, 투자 이익이 회사가 아닌 올트먼에 향하는 등의 각종 의혹에 지속해서 시달려 왔다. 전문가들은 오픈AI의 아시아권 확장을 앞두고 예상하지 못한 미연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지배구조 정리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뉴스1, 뉴시스, Gettyimages,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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