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민하 기자] 지난해 700만 명에 육박하는 한국인 여행객이 일본을 찾았습니다. 올해도 역시 일본 여행을 떠난 한국인이 많은데요. 1~3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3명 중 1명은 한국인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일본의 역대급 엔저 현상으로 여행객을 끌어모으고 있는데요. 국내 여행을 갈 돈으로 차라리 일본 여행을 떠나겠다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죠.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많은 한국인이 일본을 찾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저렴한 물가로 부담 없이 일본 여행을 떠나고 있지만 일본의 물가 상승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지난해 41년 만에 도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월 일본 총무성은 도쿄 23구의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보다 3.0%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2022년 2.2%에서 지난해 3%로 상승 폭이 커졌는데요. 이는 1982년 2차 오일쇼크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3%대를 기록한 이후 처음입니다.
일본 언론은 물가 상승의 요인으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엔저에 따른 식품값 인상을 손꼽았습니다. 지난해 가장 많은 물가 상승이 나타난 것은 식료품 가격인데요.
교도통신은 “지난해 신선식품을 제외한 식품 물가는 전년 대비 8.2% 올라 1975년 이후 4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상승률을 보였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식품업체들이 재료비와 운송비 상승을 가격에 반영하는 움직임이 지속됐다고 분석했습니다.일본 정부는 물가 상승률에 맞춰 임금을 올려 상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물가 상승은 여행객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1일부로 일본 최대 철도그룹인 JR그룹이 방일 외국인용 레일패스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인상폭은 최대 56%로 여행객의 부담이 커졌는데요.
JR 철도노선을 무제한 승차할 수 있는 ‘재팬레일패스’는 보통 객차 7일권이 33,610엔에서 50,000엔으로 48% 인상됐습니다. 특실 7일권은 39,600~44,810에서 70,000엔으로 각각 올랐죠. 21일권은 91,670엔에서 140,000엔으로 올랐습니다.
JR동일본의 주요 레일패스의 가격도 인상됐습니다. 기존 20,000엔에서 30,000엔으로 50%로 올랐는데요. 공항철도 할인 티켓은 4,070엔에서 5,000엔으로, 10,180엔에서 15,000엔으로 인상됐습니다. 이외에도 JR서일본, JR홋카이도, JR큐슈의 레일패스 가격이 올랐죠.
일본 내 숙박 요금은 17.3% 상승했습니다. 관광객 증가와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완화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숙박 요금도 치솟고 있죠. 숙박 요금 상승과 함께 숙박세 징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도쿄도를 시작으로 오사카부, 교토시, 가나자와시, 후쿠오카시, 나가사키시 등 숙박세를 징수했는데요. 최고 금액은 약 9,000원 이하입니다. 홋카이도 니세코는 오는 11월부터 약 18,000원의 숙박세를 걷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외에도 홋카이도의 10곳이 넘는 지자체에서 독자적인 숙박세를 신설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죠.
일본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후지산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오는 7월부터 3,000엔을 내야 합니다. 후지산은 방문객에게 ‘후지산 보전 협력금’ 1,000엔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별도로 2,000엔을 등산객에게 걷겠다는 것인데요.
이에 대해 일본인들도 과하다는 비판을 내놓았습니다. 야마나시현은 후지산의 과도한 혼잡을 막고 후지산 분화에 대비한 피난소 정비 등을 위해 추가 징수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유명 음식점도 가격 인상에 나섰습니다. 식당 예약을 위해 예약비를 따로 받는 곳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도쿄 긴자에 있는 ‘긴자하치고(銀座八五)’는 미쉐린 스타를 받은 중화풍 라면 전문점입니다. 이곳은 별도 예약을 받지 않는 곳이었지만 예약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예약금 약 4,500원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예약비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수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데요. 서비스의 이용객의 60%는 외국인 관광객입니다.
한국인 여행객들의 필수 쇼핑 리스트로 빠지지 않는 위스키 가격도 인상됩니다. 일본 식음료 업체 산토리는 4월부터 19종 가격을 최대 125% 인상한다고 밝혔는데요. 야마자키 12년, 하쿠슈 12년 700ml 한 병은 1만 엔에서 15,000엔으로 인상되는데요.
히비키 30년, 야마카지 25년, 하쿠슈 25년 700ml 한 병 가격은 16만 엔에서 36만 엔으로 오를 예정입니다. 프리미엄 위스키 가격은 무려 125%나 인상됩니다.
김민하 기자 ofminha@tvreport.co.kr / 사진=asahi, nikkei, jrailpass, livejapan, michelin, table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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