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87개 건설사 긴급 점검
I 38개 사 551건 규정 위반
I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의무 위반
[TV리포트=한하율 기자] 정부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이후 건설업계 불황에 대응해 긴급 조사에 나섰다. 긴급 조사 과정 중 건설업계의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위반 사례를 대거 적발한 것으로 알려져서 충격이다.
1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월 25일부터 3월 6일까지 87개의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총 3만 3,632건의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을 조사한 결과 규정 위반 사례가 38개 업체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규정 위반 사례의 총 건수는 551건으로 알려졌다.
시공 능력 평가액 상위 100개 업체 가운데 77개 업체와 시공 능력 평가액 상위 100~200위에 속하는 10개 업체 등 총 87개 업체가 조사에 걸린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위반한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제도란 건설 하도급 공사에서 원사업자가 하도급 대금 지급을 하지 못하게 될 경우 하도급 업체가 보증기관을 통해서 하도급 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를 말한다.
현 지급보증제도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급 보증을 원 사업자의 의무로 규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 지급보증 미가입, 변경 계약 후 지급보증 미갱신, 불완전한 직불 합의 등의 유형으로 규정 위반 사례가 나타났다.
공정거래 위원회는 적발된 38개 위반업체에 대해 자진 시정을 요청했다. 약 1,788억 원의 지급보증 신규 가입을 유도했으며 조사 개시일인 1월 25일 이후 자진 시정한 30개 건설업체에 대해선 벌점 0.5점의 경고 조치를 했고 조사개시일 이전에 시정한 8개 업체는 규정에 따라 처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도급대금 지급 문제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문제로 인식될 수 있지만, 건설사의 부도로 이어진다면 큰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를 겪은 현재 시점에 하도급대금 지급 문제는 중요한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과거 상위권 종합건설업체의 부도가 수백 개의 협력업체 연쇄 부도로 이어진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IMF 시기에 동아건설 부도로 인해 389개의 협력업체가 부도처리 된 것이나, 2013년 쌍용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공사대금을 B2B 전자 어음으로 받은 800여 곳의 하도급 업체가 금융권에서 연체자로 등록되기도 했다.
태영건설의 역시 워크아웃 이후 계열사가 발주한 사업장에서 직불 합의를 한 사례도 적발되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적발된 38곳의 건설업체의 이름과 주요 위반 행위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번 조사를 통해 경고 조치를 받은 30개 업체 가운데 도급 순위 20~40위 업체가 8곳, 40~60위 업체가 6곳, 80~100위 업체가 6곳, 100위 이하의 업체는 3곳 정도와 같이 두루뭉술하게 말하고 넘어갔다.
또한, 해당 업체들이 위반 사실을 인지하고 모두 자진 시정해 지급보증을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조사 결과만 발표한 것이 아니라 중소 수급사업자 즉 하도급 업체의 피해 예방을 위한 대응 매뉴얼도 함께 공개했다.
하도급법상 대금 지급 보증, 발주자 직접지급 등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당부하고 워크아웃, 법인 회생 및 법인 파산 등 태영건설과 비슷한 경우의 건설사 위기 유형별 수급 사업자의 대처 사항들도 종합적인 방안을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방안들을 건설 분야 수급 사업자들이 주요 내용을 충분히 숙지할 수 있도록 오는 22일부터 대한전문건설협회와 함께 권역별 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교육 일정은 22일 제주를 시작으로 대구, 광주, 대전, 청주, 서울 등 주요 권역별로 시행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조사 결과 발표를 마무리하며 “향후에도 건설 분야 하도급 거래 지급보증제도 운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법 위반 행위 발생 발견 시에는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전했다.
한하율 기자 content_2@tvreport.co.kr / 사진= 뉴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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