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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은퇴 미친 짓” 말하던 ‘블랙록’ 회장이 18조 원 뺏긴 이유

박지현 기자 조회수  

I 블랙록, ESG 지향 투자로 뭇매 맞아

I 텍사스 주 “블랙록은 운용할 자격 없다”

I 핑크 회장 미국 은퇴 시스템 지적

[TV리포트=박지현 기자] 영국의 국제 비즈니스 신문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에서 공화당을 지지하는 주 연기금들이 지난 2년 동안 블랙록으로부터 18조 원 가까운 투자금을 회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레드 스테이트’(red state)는 블랙록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지향하는 태도가 투자 수익률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반(反) ESG 운동을 해왔다.

FT에 따르면 텍사스주 교육기금은 2024년도 4월 말 블랙록에서 85억 달러(한화 약 11조 4,000억 원)의 투자금을 거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년 동안 주 연기금이 블랙록으로부터 회수 및 예정으로 밝힌 자금으로는 최대 규모로 발표됐다. 텍사스주는 지난 2월 블랙록과 자금 위탁 운용 계약도 해지를 결정했다. 블랙록은 텍사스주 교육기금 운용자산(AUM) 약 530억 달러 중 85억 달러를 맡아 돈을 굴렸다.

전문가들은 ESG 투자를 즐겨하는 블랙록이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산업에 의존도가 높은 텍사스주의 교육기금을 운용할 자격이 없다는 판단에서 결정됐음을 추측한다. 블랙록의 마크 맥콤 부사장은 애런 킨지 텍사스주 교육위원회 위원장에 보낸 서신에서 “수년 동안 수천 개 텍사스 학교·가정에 건설적이며 긍정적인 힘이 돼 줬던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이렇게 일방적으로 무모하게 끝내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며 이번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요청서의 목소리를 냈다.

블랙록에 대한 투자금 회수 폭탄은 텍사스주에만 그치지 않았다. 최근 2년 새 텍사스주 교육기금을 포함하여 공화당을 지지하는 주 연기금들이 블랙록에서 빼냈거나 빼낼 예정으로 알려진 자금은 133억 달러(한화 약 17조 8,0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는 블랙록 전체 운용자산(한화 약 1조 달러)중 1%가량으로 알려졌다.

이런 흐름은 2022년 7월 당시 웨스트버지니아주 재무장관이었던 라일리 무어가 블랙록을 석탄 기반 산업에 적대적인 투자사 중 한 곳으로 지정하고, 주요 사업에서 해당 기업을 배제하기로 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주 당국이 금융기관을 상대로 불매동맹에 나선 건 미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레드 스테이트들로 유명한 텍사스주, 플로리다주, 미주리주 등의 주가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선례를 따랐다.

이들은 블랙록의 ESG 성향을 보이는 투자가 재무 성과 극대화를 최우선 목적으로 둬야 하는 금융 수탁자의 신의성실 의무를 위반하는 일이라고 짚었다. 노스캐릴라이나주 데일 폴웰 재무장관은 공개적으로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의 해임을 요구하는 등 반발했다. 레드 스테이트들의 ‘안티 블랙록’ 캠페인이 갈수록 확대되자 블랙록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공화당과 인연이 있는 고위 로비스트를 영입했으며, 지난 2월에는 댄 패트릭 텍사스주 부지사와 협력하여 전력망 투자 관련 회담을 공동 개최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패트릭 부지사는 블랙록이 투자 결정 과정에서 ESG 요소를 계산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던 인물로 알려져 이번 협력이 더욱 주목받았다. 또 블랙록은 월가의 대표 ESG 이니셔티브인 ‘기후 행동 100+’에 대한 관여도를 점차 낮추며 ESG와 더더욱 거리를 두고 있다.

다만 레드 스테이트들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에 예치한 투자금은 여전히 200억 달러(한화 약 27조 8,000억 원)를 훨씬 웃도는 규모를 보인다. 2023년도 한 해 동안 미주 지역에서 블랙록으로 유입된 투자금 순 규모는 1,380억 달러(한화 약 185조 원)에 다다랐다.

한편 반 ESG 캠페인을 벌이는 주 내부에서의 분열이 확인되고 있다. 텍사스주 상공회의소와 관련 있는 한 비영리단체는 지난 2월 화석연료나 총기에 적대적인 금융사로부터 투자금을 회수하는 텍사스주가 채택하고 있는 ‘공정한 접근’(fair access) 법이 주에 3,710만 달러(한화 약 497억 원)의 세수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정부가 특정한 종류의 가치를 기업에 강제하려는 태도로 시장에 미치는 손해는 납세자가 부담하게 된다”며 “친(親)기업적 정서를 구성하려는 주 정부의 노력에 방해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갖은 수난을 겪고 있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적정 은퇴 연령에 관한 우리의 기존 인식을 65세로 여기는 것은 다소 미친 짓이라 판단한다”라고 말했다.이는 금융권과 기업에서 큰 화제를 몰고 왔다.

핑크 회장은 “과거 1910년대 일을 시작한 사람들 대부분은 (65세 정년을 앞둔) 1952년에 은퇴를 준비할 수 없었던 이유로 가장 큰 것은 이미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라며 설명했다. 회장은 당시엔 65세 이전에 노동인구 절반이 사망하여 공적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사회보장연금 제도가 제 구실을 하며 굴러갈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어 그는 “우리는 다수의 사람이 장수하기를 원하지만, 그것이 국가의 은퇴시스템에 미칠 막대한 영향을 놓쳐선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서 은퇴하는 사람의 비율이 높아진 것뿐만 아니라 은퇴 기간 또한 길어졌다”며 “오늘날 부부가 모두 65세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 둘 중 한 명이 90세까지 사회보장 연금을 받을 확률은 절반인 50%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핑크 회장은 “이 모든 게 미국의 은퇴 시스템에 엄청난 과부하를 주고 있다”라고 강조하여 주목받았다.

박지현 기자 linsey@fastviewkorea.com / 사진=출처: Reuters, Businessinsider, CNN,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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