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잃은 사회에서 웃음꽃을 피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개그의 선한 영향력을 믿는 코미디 업계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l 개그맨 김원훈
[TV리포트=김현서 기자] 227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숏박스’, 쿠팡플레이 ‘SNL’ 크루 등 바쁘게 활약하고 있는 김원훈. 대세 중 대세 코미디언이 된 그를 TV리포트가 만나봤다.
지난해 8월, 8년 연애 끝에 결혼한 김원훈은 바쁜 나날로 인해 신혼을 즐기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같이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 와이프가 출근이 늦고 오후 7~8시쯤 퇴근한다. 집에 오면 와이프가 자고 있는 모습만 보게 된다. 늘 자고 있어서 저는 와이프가 하루종일 자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는 주위에서 알아보는 이도 적지 않다면서 “어르신 같은 부모님 세대 분들은 많이 몰라도 젊은 친구들은 정말 많이 알아본다”라고 말했다.
또한 주변 지인들이 자신을 자랑하기 위해 하루 한통 이상씩 전화를 걸고 있다고. 김원훈은 “영상 통화가 오면 ‘네 안녕하세요’하면서 인사를 한다. 오늘도 축하 영상 같은 걸 찍어야한다”라고 웃음 지었다.
성공 후 김원훈은 부모님에게 현금 천만 원을 선물해 드렸다면서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돈을 써본 적이 없다. 보험료도 부모님이 내주셨는데 가져왔다. 쓸 수 있는 카드도 드렸다. 내가 너무 못하고 받기만 해서, 그냥 계속해드리고 싶다”며 ‘효자’ 모먼트를 보여줬다.
김원훈은 ‘숏박스’ 채널 개설 전, 조진세와 함께 ‘우낌표’ 채널을 운영한 바 있다. 10만 구독자를 달성하며 순항하던 도중, ‘숏박스’를 만들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김원훈은 “그 당시가 ‘개그콘서트’도 폐지되고 유튜브 채널을 하긴 했어야 하는 시기였다. (‘우낌표’를) 하면서 재밌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 정말 일처럼 느껴졌다. 진짜 하고 싶은 코미디가 뭘까 생각을 하다가 만들어진 채널이 ‘숏박스’다”라고 설명했다.
친구와 대화하듯 잔잔한 코미디를 하고 싶었다는 김원훈은 미국 코미디언 겸 제작자 ‘키앤필'(Key & Peele)를 보며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스케치 코미디’를 한국 정서에 맞춰보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만들게 된 게 바로 ‘숏박스’라고.
김원훈은 ‘우낌표’를 함께 했던 조진세와 ‘숏박스’를 제작하며, 개그우먼 엄지윤을 영입했다. 왜 엄지윤이었는지 궁금해하자 그는 “근접 기수에서 찾아보려고 했다. 조금 편안한 사이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당시 후배 개그우먼 중에 엄지윤이 막내 기수였다. 역량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개그콘서트’에서 보여준 게 많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신뢰감을 드러냈다.
그는 “(출연진) 오디션을 볼 수 있는 여건도 아니었다.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채널이었다. 그냥 같이 할 수 있는 멤버가 필요했다. 시간도 많고, 코미디를 했던 사람 중에 연기를 잘 하는 사람이어야 했다. 그 모든 게 (엄지윤과) 적합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8월 김원훈, 조진세, 엄지윤은 ‘숏박스’로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코미디 유튜브 대상을 수상했다. 대상 수상 당시를 회상한 그는 “큰 감흥이 있다기보다는 노력한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했다. 다른 선배들이나, 공연을 꾸준히 하신 분들이 많았던 자리에서 저희가 상을 받았다는 건 그냥 코미디를 사랑하는 사람들인 걸 알아주셔서 주신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김현서 기자 khs@tvreport.co.kr / 사진= 메타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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