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배우 박서준은 올라운더다. 태동이 시트콤이나 다름없었던 그는 이후 멜로, 로맨스, 로맨틱 코미디, 그리고 장르물까지 두루 섭렵한 그, 벌써 10년이 넘도록 연기를 해왔다.
이제 할리우드 진출까지 이뤄내며 ‘월드 와이드 스타’로 발돋움 중이지만 박서준은 여전히 ‘성장’ 중이다. 박서준은 “(10년 넘는 시간 동안) 개인적인 성장은 있었다”라면서 “무기력함이 무엇에서 오는 것일까 생각을 많이 했다. ‘이태원 클라쓰’ 끝나고도 촬영을 계속 했고 올해 다 공개가 된다”라고 관객을 만나기에 앞선 설렘을 전했다.
이어 그는 “촬영을 하는 수많은 이유 중 하나는 관객, 시청자와 만나기 위함이다. 혹평이든 호평이든, 흥하든 망하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팬데믹 기간, 그 반응을 보는 게 좀처럼 쉽지가 않았다. 박서준은 “반응이 없으니 에너지가 없더라. 피드백이 없으니 정체된 느낌이 있었다. 4년 만에 나오니 소중했던 것에 대한 깨달음이 생기면서 이 소중한 시간을 예전에는 그냥 지나갔다면 한 순간 한 순간을 소중하게 느껴보자는 생각이다”라고 10년 만에 달라진 마음가짐을 전했다.
부담을 내려놓는 법도 배웠다. 박서준은 “부담감을 내려놓으려 한다”라면서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저 하나만 부담을 떠안으면 상관이 없는데 그런 게 아니지 않나. 모든 상황이 좋았을 때 만들어지는 게 흥행이다. (‘드림’을 찍었던) 그 순간을 회고하며 즐기자는 마음가짐이다”라고 개봉을 앞둔 심경을 전했다.
한편, 잊힐 때쯤 한번씩 찾아오는 게 박서준 나오는 예능이다. 이번에도 박서준은 나영석 PD가 내민 손을 잡고 ‘서진이네’에 합류했다.
박서준은 “예능은 연례 행사 같은 느낌”이라면서 “나영석 PD님이 ‘윤식당2’ 합류하고 나서부터는 1년에 한 번 ‘서준아, 언제 시간 되니?’ 연락이 온다”라고 나영석 PD와의 관계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기에 좋게 봐주는 분들이 함께 하자 하시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나영석 PD와 의리를 지킨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예능의 경우 원하는 시기에 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더라. 얼굴을 비추기 위해 했다기 보다는 저를 좋게 봐준 데 대한 감사함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서진이네’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눈이 곱지만은 않다. 꾸짖는 의견도 적지 않은 가운데 박서준은 “방송으로 봤을 때 너무 재미있었고, 역할 분담이 너무 잘돼있었다”라며, 시청자의 반응이 의외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자식을 바라보는 느낌으로, 시청자 반응이 엄마가 하는 말 같고 저 역시 그렇게 보게 된다”라면서 “예능이고 재미도 있어야 하는데 저처럼 일만 하면 분명 재미가 없었을 거다. 뷔와 최우식이 밸런스를 잡아주지 않았다면 재미가 많이 떨어졌을 거다”라고 말했다. 멕시코에서의 촬영은 쉽지 않았지만, 묘한 사명감 또한 갖고 촬영했다고도 덧붙였다. 이서진에 대해서는 “방송 보고 알았는데 형이 그렇게 치밀하고 계획적인 사람인지 몰랐다. 거기서 경력을 느꼈다”라고 감탄하기도.
최근 MCU의 신작 ‘더 마블스’ 예고에 잠깐 모습을 드러낸 그를 향한 관심도 뜨거운 상황. MCU의 일원이 된 소감을 물었지만 그는 조심스러웠다. 박서준은 “(‘더 마블스’가 개봉할) 그때 가서 신나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시간을) 잘 보내려고 노력하고 왔고, 할 이야기가 많은데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제가 느낀 모든 걸 얘기할 수 있다.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10년 넘게 연기한 배우 박서준에게 요즘 가장 어려운 건 거절이라고. 그는 “감사하게도 제안을 많이 받게 되는데 오히려 거절이 어렵다는 것을 배우게 된 시기였다. 작품 참여에는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역할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참여하는 것이다. 매 순간 부담은 당연히 있다. 그 부담이 있어야만 원동력이 생긴다. 감사함에 대해, 그 거절의 어려움에 대해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배우 박서준은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항상 도전하는 선택”을 하고 싶단다. 그는 “안정적인 선택이 무엇일까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라면서 “캐스팅 되기 전 투자가 끝난 작품이 안정적인 선택일까? 그건 아니다.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도전하는 선택을 해서 과정을 아름답게 만드는 게 의무라고 생각한다. 평생 하리라는 보장은 없지 않나. 그 순간의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려 한다”라고 연기에 임하는 소신을 밝혔다.
박서준은 자신이 꾸는 ‘드림'(dream)을 묻는 질문에는 “모든 걸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면서 “나를 깎아내리는 건 내 얼굴에 침 뱉기더라. 성장하는 드라마를 많이 찍다 보니, 인간 박서준으로서의 성장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서준은 영화 ‘드림’을 통해 관객에게 일상의 일부를 선물하고 싶다고 바랐다. 그는 “상업영화는 킬링타임이 됐든, 가족 간 모여서 보내는 시간이 됐든 그런 시간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특별히 엄청난 생각을 하게 하는 것 보다는 ‘드림’이 일상의 일부가 되는 시간을 선물할 수 있길 바란다. 진입 장벽도 낮은 영화이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을 찾던 시절처럼 찾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영화의 구원투수라는 말은 부담스럽다”라고 토로하기도. 그는 “우리 이야기를 했을 뿐인데 구원투수가 돼야 하는 상황이다. 런 부담을 느끼다보면 끝도 없을 거다. 한국 영화를 살리는 건 과대한 망상 아닐까? 다만 조금 잘됐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2010년 홈리스 축구 국가대표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드림’은 오는 4월 26일 개봉한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어썸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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