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배우 전도연이 ‘길복순’의 성공에 기뻐하며, 속편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5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의 주인공 전도연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앞서 종영한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서 러블리한 반찬가게 사장을 연기했던 전도연은 바로 다음 작품인 ‘길복순’에서 청부살인 업계의 전설적인 킬러이자 싱글맘인 길복순을 연기, 180도 다른 모습으로 팬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길복순’은 글로벌 시청자들로부터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길복순’은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톱10 영화 부문(비영어권) 1위에 올랐으며, 82개국에서 톱10에 올랐다. 전도연은 “축하해 달라”라며 배꼽인사를 했다. 환하게 웃으며 전도연은 “이런 날도 있어야지 않겠나. 지쳐있을 법도 한데, 앞으로 힘내서 열심히 하라는 응원 같다”라고 기쁨을 드러냈다.
다음은 전도연과 일문일답.
Q_선택하지 쉽지 않은 역할이었을텐데?
시나리오가 없는 상태였다. 변성현 감독 생각에 (내 전작들이) 좋은 작품들, 뛰어넘을 수 없을 작품들이라고 했다. 제 오랜 팬이었고, 같이 뭔가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 장르가 액션이었다. 일할 때의 내 모습과 집에서의 모습 간 간극을 감독이 흥미롭게 본 것 같다. 그런 걸 녹여내면 어떨까 해서 시나리오를 쓴 거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자신도 없었다. 장르적인 것, 엄마로서의 평범한 일상, 길복순에 그 밸런스가 잘 담긴 것 같다.
Q_제안이 오간 시기가 언제인가?
‘인간실격’ 훨씬 전이었다. 찍고 있을 때 변성현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다. 쓸 때마다 모니터를 해 달라고 했는데 여유가 없어서 “다 쓴 다음 보여주세요” 했었다. 촬영 끝나고 시나리오 읽었는데 캐릭터에 일관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선배님이 그러세요”라고 하더라. 일할 때와 집에서의 모습, 사람들과 있을 때, 누구나 어떤 자리에 있는지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지 않나. 그런 모습을 그대로 녹여낸 것 같다. 나뿐 아니라 보통 사람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라 (관객이) 받아들여주지 않을까 했다.
Q_영화를 위해 무엇을 준비했나?
액션. 그런데 그렇게 많을 줄 몰랐다. 이걸 잘할 수 있을까? 그런데 “꼭 해내셔야 한다”고 했다. 몸 만들라고 해서 근력운동, 식단 조절을 했다. 몸을 만드는 운동을 해본 적은 없는데 등근육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쉽지 않았다. 사실 그렇게까지 만들어질 줄은 몰랐나 보더라. 스태프들이 “너무 훌륭하다, 충분하다”고 했다. ‘지아이제인’ 처럼 해야 하나 해서 부담스러웠는데. (웃음)
Q_액션 연기 어땠나?
맨손, 칼, 도끼, 총 많았었는데 마음처럼 쉽지는 않았다. 저 스스로 센스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합 외우는 게 더딘 편이었다. 다른 배우는 금방금방 따라가는데. 그래서 개인적으로 혼자 연습을 많이 했다. 영상 보며 합을 외우고 그랬다.
Q_킬러 세계관은 이미 많은데..
이 세계관은 엔터테인먼트와 연관 지어져있다. “슛 들아간다” “작품” “리허설” 이런 것들이 우리 일과 맞닿아있다. 세계관을 받아들이는 데 어렵지는 않았다. 신선하다고 생각하는 건, 킬러 액션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그 안에 엄마와 딸의 성장, 로맨스가 있는 게 재미있다. 한 작품 안에 여러 장르가 섞였다는 게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Q_오프닝에 황정민이 등장한다.
액션 첫 촬영이었다. ‘수리남’을 찍고 있어서 연습을 오래 못 했고, 그래서 제가 리드할 줄 알았는데…액션 연습 한 번 하고 바로 습득하더라. 정말 빨랐다. 촬영 때 내게 “이만하면 충분하다”라고 하셨는데, 마음처럼 몸이 안 따라서 “한번만 더” 했었다. 황정민이 다 받아줬다.
Q_5대1 액션 촬영 어땠나?
찍는 데 제일 오래 걸렸다. 한 달 가까이? 배우들 스케줄도 계속 있었다. 상가 식당 한 곳이지만 시퀀스가 달라서 제일 오래 걸렸다. 배우가 많다 보니…액션배우가 아닌 배우와 하는 거라 서로 다치게 할까 봐 조심하면서 연습도 많이 하고 긴장도 많이 하고, 오래 공을 들였다.
자잘한 부상이 너무 많았다. 촬영만 들어가면 ‘어 미안해’ ‘어 괜찮아요’ 시작부터 끝까지 연속이었다. 되게 두려운 일이지 않나, 누군가를 다치게 하는 건. 최대한 배려하면서 촬영했다. 나도 세트 때문에 다쳤었는데, 다들 “이만하길 천만 다행이다”라고 했다.
Q_가장 힘들었던 액션은?
액션은 다 힘들었다. 엔딩도, 상가 식당도. 황정민과의 오프닝도. 오프닝에서는 첫 액션이고 하다 보니 잘하고 싶은 마음에…몸도 굳고 긴장도 많이 했다. 연습보다 현장에서 역량을 다 발휘하지 못한 씬이기도 하다. 상가 식당은 찍던 중에는 감독님이 “이제 몸 좀 풀리신 것 같다”라고 하더라.
촬영할 때는 잘 몰랐는데 찍고 나서 보니 다 잘한 것 같다. 후반작업으로 잘 만들어 주셔서. 이만하면 잘하지 않았나?
제일 못했던 건 검 가지고 했던 오프닝이었다. (검의) 거리감이 잘 없지 않나. 검을 쓸 때가 조금 어려웠다.
Q_엔딩을 포함해 액션에스 수를 계산하는 씬이 많이 등장한다
내가 싸우기 이전 한치 앞 수를 내다보는 장면들이 있다. 복순이 민규에게 “당신이 내게 가르쳐준 수싸움, 아이에게는 먹히지 않는다”라는 대사도 있다. 그런데 그런 수가 대본에는 그려지지 않았다. 이런 대본을 처음 봐서. 액션에 대한 이해도가 없기는 했다. 이것이 어떻게 구현될까 궁금해 하면서 촬영했다.
(엔딩씬은) 촬영이 안 끝날 줄 알았다. 네버엔딩이었다. 대본에 수싸움이 다 명시되지는 않았었다. 콘티를 짜며 이야기가 나온 거다. 촬영감독이 360도 돌면서 하자고 해서 그런 장면들이 나오게 됐다.
죽는 장면이 몇 개나 나왔는지, 몇 번을 찍었는지 모를 정도로 많이 했다. 엔딩은 일주일 정도 찍었다. 7~8회차도 턱없이 부족했다. 커트를 잘라 찍으면 쉽게 잘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감독이 원 씬 원 커트로 감정을 보여주고자 콘티를 짰다. 매번 찍을 때마다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아무 생각 없이 치열하게 찍었다.
Q_딸과의 마지막 장면, 속편을 염두에 둔 것일까?
전혀. 저도 액션은 더 이상 못하겠고, 변성현 감독도 이런 본격적인 액션은 처음이라 다신 못하겠다고 하더라. 들어온다면? 저는 액션 빼 달라고 하겠다. 딸이 킬러 하면 지지하고 응원하는 엄마 역할이면 좋을 것 같다.
Q_딸의 친부는? 속편 제안이 들어온다면?
친부가 차민규(설경구 분) 아니냐고 많이 물어본다. 감독님이 아니라고 하셨다. 넷플릭스 측에서 얘기 들은 것도 제안도 없다. 받는다면 조건을 따져야 할 것 같다.(웃음)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넷플릭스
인터뷰②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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