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 판타지오뮤직 대표가 해임됐다. 앞서 판타지오의 나병준 대표가 해임된 데 이어 판타지오뮤직 우영승 대표까지 자리를 내놓게 됐다. 판타지오와 판타지오뮤직 모두 JC그룹에서 온 새로운 중국인 대표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연예계 베테랑인 나병준 대표와 우영승 대표가 밀려난 가운데, 많은 이들이 판타지오 소속 아티스트들의 앞길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JC그룹에서 온 대표들은 법적으로 엔터사 운영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JC그룹은 한국의 엔터사인 판타지오로 무엇을 전개하려는 걸까? 매니지먼트 사업에 있어 손발이 묶인 것이나 다름없는데 말이다.
그 힌트는 중국 현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JC그룹의 청사진을 살펴보면 이렇다. 지난 3월 JC그룹은 JCT라는 새로운 사업을 전개한다고 공식화했다. JCT는 ‘JC Tanlent’의 약자다. 트레이닝 커리큘럼이다.
JC그룹은 중국 내에서 주로 영화, 드라마 투자로 재미를 본 기업이다. 2016년 10월 JC그룹 계열사인 골드파이낸스코리아가 판타지오의 최대주주가 되며 JC그룹이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이후 골드파이낸스코리아는 차근차근 판타지오를 삼킬 준비를 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50% 이상으로 늘렸고, 판타지오 경영진을 중국인으로 갈아치웠다. 과도한 중국 자본 유치가 부른 화다.
실질적으로 매니지먼트가 올스톱된 상황에서, JC그룹은 판타지오를 어떻게 활용할까?
JC그룹은 중국에서 JCT를 홍보하며 한국 엔터사인 판타지오를 인수한 사실을 부각시켰다. JC그룹은 지난 3월 “한국의 판타지오를 인수해 양질의 문화 콘텐츠를 조성하는 중요한 근원으로 삼겠다”며 “JCT와 계약한 아티스트들에게 맞춤형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제공해 춤, 진행 능력, 연기 등 다양한 분야를 커버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판타지오는 이들에게 매니지먼트가 아닌 스타 육성 기지의 역할을 한다는 뉘앙스가 강하다.
한한령으로 한국 연예인의 중국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판타지오의 중국 경영진이 소속 아티스트를 중국에서 활용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지금 중국 엔터계가 물밑으로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건 아이돌 트레이닝 인력이다. 중국에서 한국식 트레이닝을 받은 중국인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판빙빙 남동생 판청청이 그랬고, 중국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우상연습생’에서 1위에 오른 채서곤도 한국 엔터사에서 연습생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한 중국인 연습생 정정과 저스틴도 ‘우상연습생’에 출연해 최종 데뷔했다.
그렇다면 판타지오는 중국 엔터사가 원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한국식 트레이닝 하청 업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트레이닝 센터가 목적이라면 매니지먼트 자격 유무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판타지오에 남은 사람들이다. 향후 활동 여부에 빨간불이 켜졌다. 서프라이즈, 위키미키, 아스트로 등 소속된 아티스트들이 억울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보호 조치가 시급하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JC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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