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배우 김명민에겐 수많은 인생작이 있다. 11년 만의 재방송에도 신작 시청률을 압도하는 MBC 드라마 ‘하얀거탑’, 세상에 김명민이란 이름 석자를 알린 KBS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얼굴 근육 하나까지 허투루 쓰지 않는 연기력으로 ‘연기본좌’라는 수식어까지 안긴 작품들이다.
영화 ‘조선명탐정’ 시리즈도 빼놓을 수 없다. 드라마에서의 묵직한 모습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조선명탐정’ 속 김민이란 옷을 입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능글맞아지는 김명민이다.
2월 8일 개봉을 앞둔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조선명탐정3’, 김석윤 감독, 청년필름 제작)은 3년 만에 돌아온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다. 괴마의 출몰과 함께 시작된 연쇄 예고 살인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명탐정 김민과 서필, 기억을 잃은 괴력의 여인이 힘을 합쳐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제는 촬영장에 놀러 가는 기분이에요. 여행 가기 전에 가방 싸는 기분이라니까. ‘조선명탐정’ 촬영장은 늘 설레요. 중요한 건 저뿐만이 아닌 모든 스태프, 배우들이 한마음으로 촬영장에 온다는 거죠. 현장 분위기 좋았다는 영화들 많잖아요. 나중에 뒤로 들리는 얘기는 전혀 다르고. 저희는 정말 가식 없이, 진짜 분위기가 좋았어요.”
한국판 셜록홈즈를 표방하는 ‘조선명탐정’ 시리즈는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11년, 478만 명),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15년, 387만 명) 모두 흥행에 성공하며 충무로 대표 시리즈물로 자리 잡았다. 김명민은 4편의 제작 가능성을 묻자 “이제는 의무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우리의 필요에 의해 만드는 것은 여기까지라고 봐요. 앞으론 우리들만의 잔치가 아닌, 관객들의 바람으로 만들어지길 바랄 뿐이죠. 명절이 되면 자연스럽게 성룡 영화가 생각나는 것처럼. ‘조선명탐정’도 어느 정도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외과 의사, 지휘자, 이순신, 장난기 많은 조선시대 탐정…. 매 작품 전작의 아우라를 지우는 연기력으로 캐릭터에 몰입하는 그는 “캐릭터를 앞세운 작품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캐릭터를 앞세운 작품들이 많죠. 하지만 제가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작품 안에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는 게 좋아요. ‘하얀거탑’의 장준혁도, ‘불멸의 이순신’의 이순신도, 모두 천운으로 받은 캐릭터, 작품들이죠. 김민 역시 마찬가지예요. 신기하게도 김민이라는 옷을 입으면 허용되는 지점들이 있잖아요. 관객도, 저도 이제 김명민과 김민을 따로 떼놓고 보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러니 부담도 없고 즐기며 할 수 있는 거죠.”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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