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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틸러’ 박지환 “조재현, ‘제2의 오달수’ 칭찬, 감동”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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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손효정 기자]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신스틸러 배우가 있다. 바로 배우 박지환. 그의 이름은 몰라도 영화를 좀 본 사람이라면 얼굴은 알기 마련. 개성 강한 마스크를 가진 그는 악역을 주로 맡으며, 짧은 출연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스무살 때부터 연극 무대에 서며 내공을 다져온 박지환. 2006년 ‘짝패’로 상업 영화의 길에 들어서면서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나의 독재자’, ‘대호’, ‘검사외전’ 등을 통해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최근에는 영화 ‘특별수사’에서 김명민의 코를 베어가는 폭력배로 등장, 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KBS2 수목드라마 ‘국수의 신’에서는 조폭 도꾸(조희봉)의 부하 두철로 출연 중이다. 말단 건달로 어리바리한 모습으로 짠함을 느끼게 한다. 특히 “할 줄 아는 게 이거 밖에 없다”는 그의 외침은 시청자를 울컥하게 했다.

직접 만난 박지환은 진중함의 끝판왕이었다.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어록이고, 공감을 불러모았다. 무엇보다 “연기는 연기를 하면 안 된다”는 그의 철학은 ‘신스틸러’가 괜히 된 것이 아님을 느끼게 했다.

– 그동안 영화를 많이 하다가 드라마에 출연 중인데, ‘국수의 신’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육룡이 나르샤’, ‘피리부는 사나이’에 이어 ‘국수의 신’이 세 번째 드라마예요. 시청률 1위 드라마에 큰 역할은 아니지만 출연해서 감사하죠. 촬영 현장은 되게 재밌고 활력이 넘쳐요. 매 장면을 대충 찍지 않으시더라고요. 배울 점이 많은, 멋있는 현장이에요.”

– 두철이 연기를 할 때 중점을 둔 부부은?

“시골 양아치고 나쁜 놈일 수 있지만, 밉지 않게 그리고 싶었어요. 왠지 모르게 그러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엉뚱하고 싶었고, 밝게 가고 싶었어요. 캐릭터들이 다 무거운데 저마저 무겁기보다는 환기를 시키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 ‘국수의 신’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자면? 김길도(조재현)에게 맞는 신일 것 같다.

“사실 그때는 분장하고 들어간 거라서 기억에 잘 안 남아요. 맞고나서 희봉이 형이랑 병원에 갔을 때, 그때 감정이입이 훅 되고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희봉이 형이 ‘왜 이러고 사냐’고 물으니까, 두철이가 ‘할 줄 아는 게 이거 밖에 없습니다’라고 하잖아요. 같은 사람으로서 저 스스로도 질문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나라면 뭐라고 대답했을까 생각해보기도 하고. 아마 저라면 ‘이거 안 했으면 정신적으로 죽었을 거 같다’고 했을 거 같아요.”

– 조재현은 그때 처음 만났을 것 같은데, 연기 호흡을 맞춰 본 소감은?

“조재현 선배님을 그때 처음 뵀는데, 저를 보고 ‘너 요즘 바쁘지? 대한민국 작품 너가 다 하는 것 같은데, 너 제2의 오달수더라’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를 알아주시는 것도 감사한데, 좋은 말씀까지 감동 받았죠. 더 열심히 하라고 해주신 말씀인 것 같아요. 그때 정말 선배님 연기하는 거 보고 깜짝 놀랐어요. 가볍고 편안하게 연기 하시는데 되게 커요. 알파치노 느낌이 났어요. 정말 빨려들어 갔어요.”

– 조희봉의 부하로 나오는데, 실제 관계는?

“원래 몰랐는데 같은 회사였거든요. 회사 회식 자리에서 알았어요. 같이 야구도 하고 캠핑도 하면서 친해졌는데, 이렇게 빨리 선배님하고 대장 부하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선배님과 하니깐 마음이 좀 더 편안하게 진실된 감각이 발휘된 것 같아요. (황)영희 선배님도 자주 만나는데, 정말 인간적으로 따뜻하고 훌륭한 선배님들이세요. 선배님들을 보면서 때를 기다릴 줄도 알아야하는구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구나를 많이 배워요.”

– 어떻게 배우의 길을 걷게 됐나.

“대학에서 의상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1학기도 안 다니고 그만 뒀어요. 그리고 국내 여행 3개월을 다녔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막연하게 연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거예요. 엄마한테 연극하러 가겠다고 하고 바로 대학로로 갔어요. 무릎 꿇고 아무거나 시켜달라고 하니까 조명 일을 시키더라고요. 그리고 군대 갔다와서 어떤 연출가를 만나서 인간적인 깨달음을 얻고 원하는 극단에 들어가게 됐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영화를 하게 됐고요. 인연이 계속 이어지는게 참 감사하고 복이 많은 것 같아요.”

– 그럼 영화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

“우연치 않게 시작했어요. 대학로에서 연기를 3년쯤 하다가 이건 아니다 생각해서 절에 6개월 정도 들어갔어요. 주위에 선배님들이 ‘니가 뭘 얼마나 했냐’, ‘영화 한 번 해봐’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마침 감독님이 메일을 보내오셔서 영화를 하게 됐어요.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 작품이었는데, 인디포럼 개막작이 됐어요. 그래서 운이 좋게 독립영화의 이상한 감독들을 알게 됐죠. 같이 작품한 감독님들이 계속 추천해주시면서, ‘베를린’, ‘집으로 가는 길’, ‘나의 독재자’ 등에 출연게 됐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 악역 이미지 굳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는 없나.

“거기에 대한 고민은 별로 없어요. 연기자가 고민할 부분은 아닌 것 같아요. 지금 제가 착한 역 하면 반전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실 거예요. 시간이 지나면 낯선 것에도 익숙해지듯이, 저도 그렇게 가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전 올림픽을 보면 메달을 딴 사람들보다 4등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요. 저도 4등인 것 같아요. 4등의 삶을 유지하고 고민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1등을 하려고 잘 하려고 하는 순간, 진짜 연기가 되어버려서 재미가 없는 거예요. 내꺼 아닌 것을 받아들여서 내꺼라고 하고 싶지 않아요. 저는 연기가 꿈이 아니라 제 인생 동반자, 친구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회사에 다닌다고 하면 대리인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는 4등의 삼촌, 아버지, 할아버지 연기를 할 거예요. 제 연기가 변하겠지만, 기준은 변하지 않을 거예요. 좋은 기운을 이끌어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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