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가수 겸 배우 에릭이 ‘인생작’을 새로 썼다. ‘츤데레’(겉은 차갑지만 속은 따뜻하다는 표현) 매력의 정석을 선보이며, 데뷔작인 ‘불새’를 뛰어넘는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인 것. 에릭이 열연한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은 10%(닐슨코리아 집계)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에릭과의 ‘또 오해영’ 종영 기념 인터뷰를 공개한다.
-‘또 오해영’ 종영 소감은요?
아쉽습니다. 계속하고 싶어요. 1주일에 1회씩, 100회는 어떨까요? ‘전원일기’처럼 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다음 작품을 쉽게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2회 연장 소식 듣고 어땠어요?
크게 대본에 지장을 주는 상황은 아니었어요. 사실 마지막 대본을 받고 걱정이 됐어요. 두 세장 밖에 안 남았는데, 사고가 안 나는 거예요. 개연성이 없어지는 거잖아요. 그런데 역시 작가님의 능력이 대단했어요. 노골적이지 않은 설명을 하신 거죠. 생략되는 장면이 많았어요. 응급실 신의 경우, 모두가 당연히 도경이 살아날 거라 믿고 투닥거렸어요. 그 장면이 참 좋더라고요.
-또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면요?
물론 ‘벽 키스’죠. 이전 드라마에서는 굉장히 센 수위의 키스신이 많았어요. 이번엔 달랐어요. 8~9회가 넘어가도록 키스신이 없더라고요. 그러다 한 번에 몰아쳤어요. 막상 하려고 하니 부담스럽고 불안했어요. 테크닉이 강조된 키스신이라고 생각해요. 이후에는 진실된 감정을 강조했고요. 서현진(오해영 역) 씨가 리드하는 장면도 좋았어요. 병원에서 뛰어나와 안기는 신이었죠.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4회 ‘날다람쥐’(서현진이 에릭에게 달려와 안기는 장면)신도 기억나요. 솔직히 망했다고 생각했어요. 와이어가 너무 티났죠. 판타지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어요. 그런데 음악을 섞으니 기가 막히더라고요. 퍼즐을 찾은 셈이죠.
-기억에 남는 명대사가 있다면요?
도경은 담백한 캐릭터잖아요. ‘타는 냄새 안 나요?’같은 유행어가 나올 거라 기대하지 않았어요. 예상외로, ‘네 글자 고백’을 사랑해주시더라고요. 특히 ‘있던 거야’가 나간 이후, 유용하게 써먹고 있어요. 사인도 네 글자로 해요. 선물을 받은 것 같아요. ‘불새’도 능가한 것 같아요.
-‘남주 살리기 운동’에 대해서도 아시나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도경이가 살아나길 누구보다 바랐어요. 해영은 1회부터 엔딩까지 쉬지 않고 울었어요. 어렵게 사랑을 이룬 남자가 죽으면 얼마나 더 울어야 해요.
-서현진 씨와의 호흡도 대단했어요.
사실 ‘밀크’ 시절에는 잘 몰랐어요. 같은 소속사이기는 했지만요. 배우로 다시 만난 그녀는 대단했어요. 전 연기자와 스태프가 ‘사기캐’(사기 캐릭터)라고 불렀어요. 우선 연기를 정말 잘했어요. 태도도 100점이었죠. 5일씩 잠을 못 자고도, 촬영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하더라고요. ‘보물 같은 배우’였어요.
자칫 비호감이 될 수 있었던 캐릭터도 잘 살려냈어요. ‘쉬운 여자’ 캐릭터를, 오로지 본인의 매력으로 채운 거예요.
-음향감독이라는 직업 설정은 다소 이색적이었어요.
외국 자료들을 보고 공부했어요. 국내에서는 영화 음향 작업 현장을 찾기도 했고요. 주인공이 백수가 아님을 보여주는 단순한 장치가 아니었어요. 끝까지 일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어 좋았어요. 사실 ‘소리’에는 원래 민감해요. 멀리서 제 이야기하는 것도 잘 듣죠. 하하하.
-아이돌 출신 배우(에릭, 서현진, 전혜빈, 허정민, 허영지 등등)가 유독 많았는데요, 전우애를 느끼셨는지?
초반에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가수 출신이 한두 명만 있어도, 색안경을 끼잖아요. 한꺼번에 이렇게 나오기도 힘들 거예요. 초반에는 노출이 안 되기를 바랐어요. 지금은 뭐 자랑스럽죠.
-‘또 오해영’의 인기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우주가 도와주는 느낌이었어요. 배우들, 대본, 주변 상황 모든 게 맞아떨어졌죠. 앞으로도 만날 수 없는 환경이에요. 시청자분들이 같이 몰입해주셔서 감사했어요. ‘또 오해영’은 인생작이예요. 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다시금 느낀 계기가 됐어요.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E&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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