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메인 PD가 교체되는 데 이렇게 화제가 된 적이 있던가. 최근 ‘1박 2일’ 메인 PD가 유호진에서 유일용으로 바뀌면서,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아직도 다시 메인 PD를 맡아달라는 반응도 나온다. 새삼 ‘1박 2일’의 또 다른 멤버로 통한 유호진 PD의 인기가 확인된 나날이었다.
매주 일요일 방송되고 있는 KBS2 ‘1박 2일’. 2013년부터 시작된 시즌3는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인기 행진 중이다. 착한 예능이라는 점과 멤버들의 케미스트리가 인기 요인으로 점쳐진다. 무엇보다 유호진 PD의 감성 연출이 큰 역할을 했다.
유호진 PD는 ‘1박 2일’ 시청자들에게 굉장히 익숙한 인물이다. 2008년 신입 당시, ‘1박 2일’의 막내 PD를 맡은 유호진. 그는 멤버들의 몰래카메라에 당하고 쩔쩔매는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깡마른 몸에 어리바리한 그의 모습은 측은지심(?)을 자아냈다.
하지만 그는 외모와 달리 어리바리한 사람이 아니었다. 일찍이 능력을 인정 받은 유호진 PD는 2013년 ‘1박 2일 시즌3’의 메인 PD가 된다. 그 연차에 메인 PD가 될 수 없지만, 서수민 CP가 강력하게 그를 밀어붙였다고. 결론적으로 그녀의 선구안이 통했다.
특히 KBS2 드라마 ‘프로듀사’가 방송되면서 유호진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어리바리한 신입 PD 백승찬(김수현)이 유호진을 모델로 했다는 말이 나오면서 관심을 받은 것. 유호진은 백승찬을 보면서 신입시절이 떠오르고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유호진 PD의 젊고 신선한 기획 능력들이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자신에 대한 평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유호진 PD는 최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저를 좋게 평가해주시는 분들은 제 연출이 세련됐다고 한다. 반면에 지루하고 교양적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유호진 PD의 기획력이 돋보였다고 평가받는 특집은 서울 열대야 특집, 서울대 특집, 하얼빈 특집 등이다. 특히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숨결을 찾아떠난 하얼빈 특집은 큰 감동을 안기며, 호평 세례를 받았다.
‘1박 2일’ 시즌3는 “이멤버 리멤버”를 외치며,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줬다. 하지만 최근 변화가 많았다. 윤시윤이 새 멤버로 들어오고 얼마 되지 않아 유호진 PD는 병가를 냈다. 그 사이 유일용 PD가 대체 PD로 연출을 맡았는데, 앞으로도 메인 PD를 맡는다고 공표가 났다. 유호진은 프로듀서로서 ‘1박 2일’과 함께 한다고 알렸다.
유호진 PD는 최근 기자들과 티타임에서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몸이 안 좋아서 휴가를 간 사이 이 같은 결정이 났다면서 “제가 엄살을 많이 부렸다. 칭얼칭얼 거린 덕택에 이 독박을 일용 씨가 뒤집어쓰게 돼서 미안한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유호진 PD는 유일용 PD에게 내내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다. 자신에 대한 시청자의 사랑은 고맙지만, 유일용 PD가 괜히 욕먹고 있기 때문. 유일용 PD는 한 달 새 몸무게가 8kg이 줄고 인터넷을 3개월 간 끊겠다고 할 정도로 마음고생 중이다. 유호진 PD는 유일용 PD가 충남 서산 출신이라면서, 자신보다 더욱 정감 고 목가적인 ‘1박 2일’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유호진 PD는 ‘1박 2일’을 떠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도 그의 샘솟는 아이디어들을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박 2일’을 진정으로 아끼고 유호진 PD를 응원하는 시청자라면, 유일용 PD도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 두 유 PD가 만들어갈 ‘1박 2일’의 앞날이 궁금하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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