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배우 박보검, 이 남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인가. 잘생긴 얼굴에, 출중한 연기력을 갖춘 것은 물론, 착한 성격까지 지녔다. 하루가 멀다 하고 미담이 쏟아진다. 박보검과 함께 호흡한 배우들은 “결점을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 없다”면서 그의 인성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블랙홀처럼 빠져든다는 ‘보검 매직’은 기자들에게도 통했다. 보통의 인터뷰와 분위기가 다를 정도로, 그의 말이 끝날 때마다 호응이 쏟아졌다. 특히 인터뷰 중 갑자기 사과를 전한 박보검은 엄마 미소를 유발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 명대사를 얘기하던 중, 그는 “인터뷰 준비를 탄탄하게 못 해서 죄송해요. 어제 세부에서 오고 바로 광고 촬영하고, 후시 녹음을 했거든요. 대본을 다시 보고 좋아하는 대사에 밑줄 치고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죄송합니다”라고 한 것. 진정 예뻐할 수밖에 없는 남자다.
박보검은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이영 세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첫 사극이자 주연작으로 부담감이 컸지만, 박보검은 로맨스, 액션 연기 모두 섭렵했다. ‘장르가 박보검’이라는 호평 속에 ‘구르미 그린 달빛’ 흥행의 일등공신이 됐다. 하지만 박보검은 이영 연기가 어려웠다고 속내를 밝혔다. 무엇보다 반듯한 이미지의 박보검에게 능청스러운 연기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감독님께서 초반에는 천방지축에 날라리 모습을 보여준다면, 성군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줄 때는 진중하고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자고 하셨어요. 초반에 풀어지는 연기가 어색했던 것 같아요. 저 스스로 제 안에 있는 뭔가를 꺼내려고 했어요. 신마다 대사가 다양하잖아요. 그 한 마디 한 마디를 맛있게 요리한다고 해야 하나, 잘 가지고 노는 법을 이번 작품을 통해서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
박보검은 ‘구르미 그린 달빛’ 흥행의 공을 선배 배우들과 제작진에게 돌렸다. 고마운 분들을 한 명 한 명 언급하며, ‘감사’의 아이콘다운 면모를 보였다. “첫 사극이자 주연작이라 부담을 느꼈는데 선배님들이 중심을 잘 잡아준 덕에 이영을 잘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구르미 그린 달빛’은 제게 축복 같은 작품이에요. 예쁜 한복을 만들어주신 디자이너 분께도 감사하고, 너무 피곤해서 뾰루지가 나면 조명 감독님, 분장실 누나가 자기의 피부처럼 걱정해주시고 메이크업해주시고 조명으로 가려주셨어요. 이렇게 사랑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따뜻한 현장이었어요.”
최근 한 일탈에 대한 질문에 대한 박보검의 대답은 기자들을 파안대소하게 만들었다. “세부에서 했어요. 너무 한식당만 데려가는 거예요. 그래서 동연이랑 스태프 몇 분과 현지식을 먹으러 갔어요.” 모두 웃자, 박보검은 “진짜예요”라면서 혼자 진지해 웃음을 더했다.
하지만 착한 남자 이미지가 배우로서는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닐 터. 들어오는 배역이 한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보검은 선한 이미지를 깨고 싶거나, 부담되지 않을까.
“만약에 그런 생각을 가지고 행동했다면, 이미지라는 프레임에 갇혀서 살았을 텐데, 저는 저대로 살아서 부담감이 있거나 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더 나쁜 거잖아요. 뭔가 계략을 갖고 누구는 조심스럽게 대해야지, 착하게 대해야지 하면. 마음속에 그런 것들이 있는 거잖아요. 전 전혀. 그래서 그런지 더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도 모르는, 사람들이 저에 대해 모르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는 거니까 저에게는 더 좋지 않나 싶어요.”
‘응답하라 1988’에 이어 ‘구르미 그린 달빛’까지 흥행시킨 박보검. 그의 차기작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분명한 건 박보검은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점이다. 이영을 보내주는 것은 불허하지만, 새로운 박보검은 두 팔 벌려 환영한다.
“요즘 들어 청춘물을 하고싶어요. ‘구르미 그린 달빛’도 청춘물이지만 사극을 통해 아름다운 한복을 많이 입었으니까, 한국 교복의 미를 보여주고 싶어요. 또 OST도 참여해 보니 음악 작품을 해보고 싶더라고요. ‘비긴 어게인’이나 ‘싱스트리트’ 같이 음악으로 교감하고 성장할 수 있는 작품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극 중에서 노래도 부르고 싶은 마음도 생겼어요.”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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