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 뿌듯하지만 걱정이 더 앞서요.”
11월 새 수목 드라마 경쟁에서 최약체로 평가되던 KBS2 ‘오 마이 금비’가 일을 냈다. 이성경·남주혁 주연의 MBC ‘역도요정 김복주’를 누르고 첫 방송에서 수목 드라마 시청률 2위를 기록한 것.
드라마에 대한 평가도 좋다. “이런 드라마가 있는 줄 몰랐는데, 마음이 따뜻해지는 드라마다” “아역배우 허정은의 연기에 빠져서 봤다” “오지호의 작품 안목은 이번에도 통한 것 같다” 등의 호평이 쏟아졌다.
그러나 ‘오 마이 금비’의 연출을 맡은 김영조 PD는 호평에 대한 뿌듯함보다 걱정이 앞서는 목소리였다. 김 PD는 17일 TV리포트와 인터뷰에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반응이 좋다고 기뻐할 여유가 없다”며 “아무쪼록 우리 드라마가 무사히 끝날 수 있도록 쉬지 않고 일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운을 뗐다.
‘오 마이 금비’를 향한 시청자의 뜨거운 관심에는 10살 배우 허정은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같은 10살 아이 금비 역을 맡은 허정은은 이날 세상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애어른’으로 등장해 철부지 사기꾼 아빠 오지호와 티격태격 부녀 케미스트리를 펼쳤다.
보석처럼 예쁜 눈망울부터 천진난만하면서도 속이 깊은 금비로 빙의한 허정은의 모든 것이 시청자들의 눈에 가득 찼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수목 드라마 경쟁의 필살기를 묻는 질문에 “허정은이다”라고 답한 오지호의 자신감이 오버랩됐다.
김영조 PD는 “정은이는 선천적으로 좋은 배우이고 감성적인 아이다. 그 아이에게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라고 허정은에게 공을 돌린다. 김 PD는 “부디 우리 꼬마의 컨디션을 좋게 유지해서 무사히 드라마를 마치자, 이게 우리에겐 제일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앞서 허정은은 롤모델 아역배우로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호흡을 맞춘 김유정을 꼽기도 했다. 허정은에게서 김유정의 모습이 보인다는 시청자들의 기대감도 만만치 않다. 허정은을 곁에서 지켜본 연출자의 생각이 궁금했다. 김영조 PD는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제2의 김유정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정은이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친구다”라고 칭찬을 쏟아냈다.
‘오 마이 금비’는 아동 치매에 걸린 10살 딸 금비를 돌보며 인간 루저에서 진짜 아빠가 돼가는 남자 모휘철(오지호)가 함께 만들어가는 드라마. 10살 아이가 치매에 걸려 기억을 잃어간다는 설정이 ‘신파극’을 예상케 하지만, 김영조 PD는 “요즘 생명 경시 풍조가 많은데, 자식을 방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접근하고 있다. 금비를 보면서 변하는 어른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연출하겠다”고 관심과 기대를 놓치지 않기를 당부했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사진=KBS2 ‘오 마이 금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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