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1박2일’의 유호진 PD가 KBS에서 퇴사하고 몬스터 유니온으로 옮긴다.
‘몬스터 유니온’ 측은 21일 “2016년 12월 1일부로 유호진 PD가 첫 출근한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유 PD는 몬스터 유니온에서 새로운 프로젝트 기획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직을 위해 KBS에서 퇴사하지만, 유호진 PD에게서 KBS의 잔향이 느껴지는 이유는 어째서일까. 바로 몬스터 유니온이 KBS의 자회사 격이기 때문이다. 몬스터 유니온은 KBS와 KBS 계열사가 공동으로 출자한 제작사로, 한류 드라마와 예능을 제작한다.
유호진 PD에 앞서 ‘개그콘서트’에 전성기를 안긴 서수민 PD가 몬스터 유니온으로 옮겨 예능 부문장을 맡고 있고, 스타 드라마 PD 유현기와 이정섭도 KBS를 퇴사해 몬스터 유니온에 최근 입사했다. 드라마 부문장은 KBS 드라마국장 출신인 문보현 PD가 맡아 진두지휘하고 있다.
KBS 스타 PD들이 몸을 담고 있어선지, 몬스터 유니온을 KBS 제작 파트의 엘리트 회사로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나영석 신원호 김원석 등 인재 유출의 아픔을 뼈저리게 느낀 KBS가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설립한 회사가 몬스터 유니온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KBS 스타 PD들이 몬스터 유니온 행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타 PD들은 공영방송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 KBS에 적을 둘 수 있고, KBS가 아닌 다른 방송사에도 작품을 선보일 기회가 있다는 데 매리트를 느끼고 있다.
KBS 자체적으로도 공영방송의 무거운 이미지를 벗고, 자유롭게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몬스터 유니온은 이익이 된다. 앞서 CJ E&M은 스튜디오드래곤으로 올해만 ‘또 오해영’ ‘굿 와이프’ ‘공항가는 길’ ‘캐리어를 끄는 여자’ 등을 제작, 매출 이익을 봤다.
KBS도 스튜디오드래곤을 둔 CJ E&M과 같은 맥락으로 몬스터 유니온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유능한 인재의 유출을 막고, 경쟁력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러나 KBS의 유능한 PD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몬스터 유니온으로 옮겨가는 분위기에서 KBS의 자생력은 점차 줄어들 거란 우려도 있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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