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데뷔 이후 톱스타가 된 지금까지, 배우 김우빈을 둘러싼 평가는 늘 한결같다. 예의 바르고, 똑똑한 데다 살갑기까지 하단다. 영화 ‘마스터'(조의석 감독)로 호흡을 맞춘 이병헌, 강동원 역시 김우빈을 두고 “참 잘 자란 착한 친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카메라 밖 김우빈의 반듯한 이미지와 달리, 브라운관과 스크린 속 그는 늘 반항기 넘치거나 장난기 가득한 인물로 분했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 영화 ‘친구2’, ‘스물’까지. 지문에 적힌 것 이상의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그 어떤 캐릭터도 살려내는 건 김우빈의 특기 중 하나다.
‘마스터’는 김우빈의 이러한 매력이 정점을 찍는 작품이다. 희대의 사기꾼 진회장(이병헌)과 정의감으로 불타는 김재명 형사(강동원)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박장군을 연기한 김우빈은 마치 한 마리 활어처럼 스크린 이곳저곳을 활기 넘치게 뛰어다닌다.
“손동작이나 말투까지 계산하고 연기하면 그 안에만 갇혀있을 것 같았어요. 선배님들이 어떤 연기를 하실지 모르는데 제가 미리 계산한 틀에서만 놀면 안 되잖아요. 연기는 리액션인데. 장군이는 천재지만 일상생활에선 허당이거든요. 제 주변의 천재적인 친구들을 봐도 전문 분야에서만 반짝 빛나고 나머지는 상상 못 할 정도로 헐렁하거든요. 거기서 힌트를 얻어서 장군이 캐릭터도 ‘순수하고 바보 같은 천재’처럼 연기했죠.”
김우빈은 ‘마스터’에 합류하기 전 조의석 감독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나만 잘하면 된다”며 부담감을 토로했다. 쟁쟁한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 혹여나 폐가 될까 고민, 또 고민했다.
“이병헌 선배의 연기를 그 어느 스태프보다 가까이서 보잖아요. 제가 본 그 마법 같은 순간이 카메라에 한 번 걸러져 나오니까 아쉽더라고요. 매 순간 놀라울 정도였어요. 강동원 선배는 아이디어가 굉장히 많으세요. 필리핀 촬영하면서 늘 붙어 다니면서 많이 친해지기도 했고요. 동원 선배는 정말 재밌는 분이에요. 기본적으로 굉장히 유머러스한 사람이랄까.”
행동 하나, 말 한마디가 기사화되는 스타의 삶이지만 김우빈은 신비주의로 살고 싶진 않다고 했다. 쉬는 날 슬리퍼 신고 동네 밥집에 가기도 하고, 사모임에 나가 형들과 술 한 잔 기울이는 자연인 김우빈의 삶을 놓치기 싫단다.
“물론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건 있죠. 너무 차단하고 지내고 싶진 않아요. 사람 좋아하니까 모임도 자주 나가고 슬리퍼 신고 하루 종일 동네를 돌아다니기도 하고 밥집에서 편하게 밥도 먹어요. 사생활 노출하기 싫어서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성격은 아니에요.”
나름 자유로운 일상을 즐기는 그이지만 사람이 꽉 찬 극장에 가는 건 언제부턴가 버거워졌다. 동료들 작품의 VIP시사회에 초청받아 포토월에만 서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어느 순간부터 영화관에 사람이 꽉 차 있으며 답답하고 힘들더라고요. 빈자리가 있으면 괜찮고, 평소에도 잘 지내요. 공황장애는 아니에요. 그 정도까진 아닌데, 답답한 느낌이 들어서 (VIP)시사회 때 영화 안 보고 갈 때가 많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압박감이 들어요.”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싸이더스HQ 제공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