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얼짱 출신, 애프터스쿨 전 멤버. 이주연은 자신을 따라붙는 수식어를 애써 거부하지 않는다. 대신, 조금은 느리더라도 훗날 흔들리지 않기 위해 배우로서 단단한 내공을 다지는 데 온 신경을 쓰고 있다.
18일 개봉을 앞둔 영화 ‘더 킹'(한재림 감독, 우주필름 제작)에서 이주연의 분량은 짧지만 존재감만큼은 만만치 않다. 청순의 대명사인 톱배우로 등장하는 그는 여배우로서 쉽지 않은 연기를 펼쳤다. 스포일러가 돼 장면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긴 힘들지만 극 중 태수(조인성)를 움직이는 히든카드 격인 캐릭터다.
“쉽지 않은 장면이라 출연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어요.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짧고 굵게 나와요.(웃음) 감독님께서 예쁘게 그려줄 것이라고 확신을 주셔서 용기를 내 출연하게 됐죠. 선배님들, 감독님께서 편하게 현장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저 역시 편하게 연기했죠. 영광이죠.”
얼짱으로 온라인에서 데뷔 전부터 유명세를 치른 이주연은 2009년 애프터스쿨로 연예계에 발을 내디뎠다. 2014년에는 연기에 대한 갈증에 애프터스쿨을 탈퇴하고 배우의 길을 차근차근 걷고 있다. 드라마 ‘웃어라 동해야’, ‘전우치’, 개과천선’, ‘응답하라 1997’ 영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다진 그는 연극 ‘맨 프럼 어스’를 통해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 연기 기본기를 쌓았다.
“연극을 통해 배운 점이 정말 많아요. 무사히 마쳤다는 자부심도 크고요. 스스로 시험하기 위해 연극 무대에 뛰어들었거든요. 가수에서 배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큰 역할만 욕심낼 수도 있었지만, 조바심 내지 않고 차근차근 가고 싶었어요. 빨리 올라가서 빨리 내려오고 싶진 않아요.”
이주연은 끌려가 듯, 휩쓸려가 듯, 물 흘러가 듯 데뷔했다고 했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연예계, 준비 안 된 상태에서 뛰어들었으니 매 순간이 시험이었다. 애프터스쿨의 성공이 온전히 제 것이란 보람을 느끼기 힘들었다. “시키니까 했던” 데뷔 초보다 자신의 길을 스스로 뚜렷하게 만들어가는 지금이 더 뿌듯하단다.
“고등학생 때 얼짱이 이슈가 되면서 끌려가듯, 휩쓸려가듯 연예인을 하게 됐죠. 연기도 못하고 춤도 못 추고 노래도 못하는 제가 연예인이 될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죠. 얼떨결에 데뷔한 케이스예요. 데뷔할 준비가 안 됐는데 끌려가 듯 하게 됐어요. 그래서 그런지 애프터스쿨이 잘 돼도 제가 이룬 것이란 생각은 없었어요. 시키니까 했죠. 잘 돼도 느끼는 게 없었달까. 논란도 많았죠. 안무, 라이브도 그렇고. 다른 멤버들과 실력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플래시백’이란 노래부터였어요. 그때부터 독기를 품고 연습했는데 팬들이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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