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바쁜 평일을 보낸 후 가족과 함께 먹는 토요일 저녁 식사. 이를 닮은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SBS ‘백종원의 3대천왕’이다.
대한민국 방방곡곡 숨어 있는 TOP3 맛 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존심을 걸고 펼치는 사상 최대 요리 중계쇼, ‘백종원의 3대천왕’. 시청자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배우 이시영이 지난해 12월 3일 MC로 새롭게 합류했고, 매번 새로운 음식을 소개하기 위해 제작진들은 발에 땀이 차게 뛰어다닌다.
최근 ‘백종원의 3대천왕’ 녹화 현장을 지켜봤다. 한 회를 녹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4시간. 제작진들의 노고가 돋보였다. 어느 누구 하나 장시간 녹화에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오직 시청자에게 좋은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생각뿐인 듯이 보였다.
‘백종원의 3대천왕’ 3명의 MC가 원하는 바 역시 같았다. 높은 시청률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가족들과 함께 보는 프로그램이 되길 바랐다. 이들의 진심은 통할 수 있을까.
Q. ‘3대천왕’은 어떤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나.
백종원 : 시청자 분들이 ‘3대천왕’을 맛집 소개하는 프로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맛집을 소개한다기보다는 ‘식욕 살리기 프로젝트’ 같아요. ‘3대천왕’은 흔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만드는 분들의 설명을 들으면 더 맛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시작했어요. 다행인 건 (이)시영 씨도 합류하고, 새해 들어서는 새로운 음식이나 먹는 법들을 소개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음식 하는 분들이 어떤 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은 거예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친밀감을 느끼면 외식업이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잖아요. 시간이 더 지나면 더 좋게 봐주시지 않을까요?
Q. ‘3대천왕’ 시청자 반응 중 해명하고 싶었던 점은?
백종원 : 특정 맛 집을 소개한다는 오해요. ‘그 맛 집만 잘 되는 것 아니냐’라고 하지만, 그 주변 음식점이 다 잘 되는 거죠. 족발집을 소개했다면 그 주변 족발집도 잘 되고, 어떻게 보면 침체돼 있던 외식업에 좋은 영향 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백종원은 다 맛있다고만 한다’는 반응이 좀 억울해요. 작가들이 4개팀으로 나눠서 2~3주 동안 40개 식당을 돌아다녀요. 방송 출연을 꺼려해서 섭외가 쉽지 않아요. 감히 제 취향을 밝힐 수도 없는 거고, 나는 진행자인데 ‘별로인데요’하면 그다음부터 섭외가 안 되잖아요. 그래도 기본적인 맛은 다 돼요.
김준현 : 저는 온 몸에 땀을 너무 많이 흘린다고들 하시는데, 어쩔 수 없습니다.하하. 수건과 휴지는 많이 챙겨서 녹화한다는 것을 알아주세요.
이시영 : 저는 합류한 지도 얼마 안 됐고, 딱히 없었어요. 원래 댓글을 잘 안 보는 편이에요. 보이면 보는데, 제 이름을 찾아서 보지는 않아요.
Q. 백종원 씨는 전국 방방곡곡 돌아다니면서 촬영을 하는데, 많이 힘들 것 같다.
백종원 : 2주에 대략 5일~6일을 촬영해요. 시간 소비가 많아요. 2주 분량을 녹화해서, 메뉴 겹치지 않게 두 끼를 먹어요. 시간 텀을 갖고 아점, 점저 이런 식으로 먹죠. 카메라 없이 가면 행복한 직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카메라와 같이 가니깐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죠. 나는 방송인이 아니니깐. 그런데 두 숟갈 먹으면 카메라 신경 안 써요.
Q. 시청률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청률 욕심도 날 것 같은데.
백종원 : TV를 안 보시는 분들이 봤으면 좋겠어요. 동시간대 방송되는 ‘불후의 명곡’이나 ‘무한도전’을 저도 좋아해요. 그 프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평소 TV를 안 보시던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3대천왕’은 가족끼리 볼 수 있는 프로라고 생각해요. 저도 처갓집 식구들이나 가족들과 보거든요. 아내 소유진도 물론 좋아하죠.(웃음) 그런 의미에서 시청률이 올라갔으면 좋겠어요.
이시영 : 저도 백 선생님 말씀처럼, 온 가족이 보는 프로가 됐으면 좋겠어요.
김준현 : 그러면 시청률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 같아요. 저는 솔직히 10%는 됐으면 좋겠어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와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가 있다면.
백종원 : 오늘 녹화한 정시아 씨, 너무 웃겼어요. 7년 전인가 ‘진짜 한국의 맛’이라는 프로그램을 같이 했는데, 그때는 웃기지 않았는데 오늘 보니 완전 아줌마야.(웃음) 또 의외로 방탄소년단 진하고 제이홉이 재밌었어요. 솔직히 방탄소년단을 몰랐거든요. 대화가 될까 했는데 웃기더라고요. 이렇게 먹는 것에 관심 있는 분들 나오면 재밌어요.
이시영 : 저도 오늘 재밌었어요. 정시아 언니하고 방송 처음 같이 하는데, 되게 잘 맞더라고요. 연기 선생님이 같아서 서로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되게 귀여운 백치미가 있어요.(웃음) 저는 제가 합류하고 첫 게스트로 데프콘 씨가 나오셔서, 기억에 많이 남아요. 도움도 많이 받았고요.
김준현 : 저는 김준호 씨 나왔을 때가 재밌었어요. 짜고 맵고 맛있는 음식 나오면, 또 초대해서 먹이고 싶어요. 혼자 살잖아요. 그리고 방탄소년단이 돌아가면서 나와야하지 않을까. 하하.
Q. 앞으로 ‘3대천왕’이 어떤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나.
김준현 : 베스트셀러는 아닐지라도 스테디셀러가 됐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자리를 잡아나가는 것 같고, 편안하게 부담 없이 우리 방송보다 저거 먹자 해서 집 근처 맛있게 하는 집 찾아가서 먹는 거죠. 어쨌거나 먹는 즐거움을 같이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더 열심히 해나가겠습니다.
백종원 : 인스타, SNS 올라오는 글 중에 ‘3대천왕’ 보다가 엄마나 아빠랑 식구들끼리, 또는 남자친구나 여자친구에 끌려서 그 음식을 먹었다 하는 것이 좋아요. 단순히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가족들끼리 얘기하면서 그 음식을 먹는다고 할 때 보람을 느껴요. 앞으로도 계속 그런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이 되길 바라고요.
이시영 : 셋 다 같은 목적인 거 같아요. 못 보던 가수들이 음악 프로그램에 나오면 감동받아서 예전 음악까지 사랑하게 되잖아요. 방송은 보는 즐거움을 주잖아요. ‘3대천왕’은 그게 먹는 즐거움으로 연결됐으면 좋겠어요. 꼭 그 음식점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음식점을 찾아가면 되는 거니까요. 작년보다 올해 더 먹는 즐거움을 드리고 싶어요.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조성진 기자 jinphoto@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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