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연예계에는 동명이인이 존재한다. 배우로 활약 중인 두 이지훈도 빼놓을 수 없다. ‘왜 하늘은’으로 1990년대 꽃미남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현재는 뮤지컬 배우로 활약 중인 ‘큰’ 이지훈. 그리고 KBS ‘학교 2013’으로 데뷔해, SBS ‘푸른 바다의 전설’로 눈도장을 찍은 ‘작은’ 이지훈. KBS2 ‘최고다 이순신’를 함께한 두 사람은 MBC ‘라디오스타’에 동반 출연하기도 했다. 두 이지훈은 현재도 절친하게 지낸다고. 후배인 ‘작은’ 이지훈은 ‘큰’이지훈을 ‘형’이라고 부르며 우정을 과시했다.
“지금도 형과 연락을 계속해요. 밥도 먹고, 얘기도 많이 하고요. 형이 지금 뮤지컬 ‘영웅’을 하고 계시거든요. 꼭 보러 오라고 하더라고요. 형이 공연을 하면 부모님과 다 같이 보러가요. 최근에 형이 ‘동명이인 동생이 있는데 나중에 같은 작품에서 형 동생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인터뷰 하셨더라고요. 저도 꼭 그러고 싶어요!”
이지훈은 데뷔작인 ‘학교 2013’의 친구들과도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신)혜선이, (김)영춘이 형과 친한 편이에요. (곽)정욱이는 연락하다가 군대에 갔죠. (이)종석이는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 카메오로 출연해서 만났어요. ‘학교’ 끝나고 처음 본 것이에요. 다들 바쁘고 각자 일이 있으니까 만나기가 쉽지 않아요.”
때문에 이번에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신혜선과 재회해 감회가 새로웠다고. 현재는 인정받는 배우가 됐지만, 당시에는 두 사람 모두 단역이었다. 힘든 시간을 함께 보낸 사이기 때문에 더욱 돈독해보였다. “서로 처음 ‘학교’할 때 둘 다 회사도 없고 힘들었어요. 출연료 50만원씩 받으면서 TV에서 나오는 역할을 우리는 언제 해보나 했는데, 4년 만에 큰 작품에서 만난 거예요. 또 하필 대본리딩 때 마주보고 앉아서 더 느낌이 이상하더라고요. 혜선이도 가슴이 뭉클하다고 하더라고요. 오래오래 가는 연기자가 되자고 약속했어요.”
‘학교 2013’으로 얼굴을 알린 이지훈은 이후 쉴 틈 없이 일했다. ‘소’지훈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 ‘황금무지개’, ‘최고다 이순신’, ‘육룡이 나르샤’, ‘블러드’, ‘마녀보감’,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 ‘전설의 셔틀’, ‘푸른 바다의 전설’까지. ‘열일’의 이유에 대해 이지훈은 “돈을 벌어야죠”라고 너무나도 솔직한 답을 했다. 그는 좋아하는 중저가 브랜드를 밝히며, 옷을 살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했다. 돈 욕심이 많은 것이 아니라, 소소한 행복에 감사해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남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연기 열정 하나로만 달려오다보니 우여곡절이 많았던 것 같다.
“제 인생에서 돈이 꼭 목적은 아니지만, 연기하는 것이 좋아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연기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요. 촬영하다 보면 돈 쓰는 것이 없으니깐, 돈이 쌓이잖아요. 가끔식 통장을 보면 기분이 좋아요. 불과 5년 전에 3~40만원의 잔고를 보면 돈이 언제 있어볼까 했는데, 지금은 어마어마하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안정적으로 있다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친구들이랑 있을 때 마음 편하게 제가 밥을 살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서 이지훈은 “연애를 안 한 지 1년 반”이라고 솔직 고백했다. 열일을 하다보니 여자친구를 사귈 여유가 없는 것. “솔직히 말해서 드라마 하다 보면 못챙겨주고 하니깐…옛날에는 그런 거에 대한 생각이 없었는데 이기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촬영장에 있으면 핸드폰도 잘 안 보더라고요.”
이지훈은 최근 종영된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악역 연기를 잘 소화해 호평을 이끌었다. 그러나 아직 그는 목마르다. 계속해서 경주마처럼 달려나갈 예정이다. “영화, 드라마, 뮤지컬, 연극 가리지 않고 다 하고 싶어요. 제가 나오는 작품을 기대할 수 있게 연기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라는 이지훈. 그를 지금의 자리로 이끌어준 연기 욕심이 아름답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조성진 기자 jinphoto@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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