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브래드 피트의 심미안은 올해도 통했다. 영화 ‘문라이트’가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문라이트’는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색상(배리 젠킨스), 남우조연상(마허샬라 알리) 3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전 세계 시상식 175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이번 영화는 흑인 소년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3명의 배우가 연기한 작품. 각본가 타렐 알빈 맥크래니가 연극 학교 과제로 쓴 ‘달빛 아래에 흑인 소년들은 파랗게 보인다’가 원작이다. 보수적으로 유명한 아카데미 시상식이기에 흑인, 성 소수자의 이야기를 그린 ‘문라이트’의 작품상 수상의 의미는 더욱 깊다.
특히, ‘문라이트’의 제작자 브래드 피트의 안목에도 새삼 관심이 주목된다. 브래드 피트가 대표로 있는 제작사 플랜B 엔터테인먼트는 ‘노예 12년’, ‘셀마’, ‘빅쇼트’에 이어 ‘문라이트’까지 4년 연속 작품상 후보를 배출한 최초의 제작사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2002년 설립된 플랜B 엔터테인먼트는 창립작 ‘디파티드’의 아카데미 수상을 시작으로 ‘월드워Z’, ‘노예12년’ 등 작품성 높은 필모그래피를 자랑한다.
무엇보다 플랜B는 프로듀서 중심인 할리우드에서는 이례적으로 감독들에게 충분한 자유를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설국열차’의 편집권을 놓고 와인스타인 컴퍼니와 논쟁을 벌인 봉준호 감독이 차기작 ‘옥자’의 투자, 제작사로 플랜B를 택한 것 역시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배리 젠킨스 감독은 이날 수상소감으로 “꿈에도 나오지 않을 법한 일이 일어났다. 정말 감사하다. 영화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무대 위에 함께 한 모든 사람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영화가 완성될 수 있었다”고 자신을 믿고 아낌 없이 지지를 보낸 제작진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포스터 및 아카데미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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