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민지 기자] 9년 만에 가요계에 돌아온 가수 정재형이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느낀 것들을 털어놨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안테나 사옥에서 정재형의 새 앨범 ‘아베크 피아노(Avec Piano)’ 발매 기념 인터뷰가 진행됐다.
‘아베크 피아노’는 정재형이 전곡을 프로듀싱한 연주곡 앨범으로 9년 만에 공개하는 정재형의 신보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퀄텟, 오케스트라까지 다양한 앙상블과의 시너지를 담아냈다.
이날 너무 긴장된 나머지 아침 일찍 잠에서 깼다는 정재형. “앨범을 내기 전에는 망설였는데 이렇게 내고 나니까 좋다. 부족함도 많이 느끼고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랜만의 컴백에 대한 소감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림이 안 그려졌던 것 같다. 영화 음악을 하고 나서 클래식을 하는 무드 전환이 쉽지는 않았다.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 소규모 악기를 가지고 음악을 하려고 하니 굉장히 막막하더라. 무엇을 그려내야하나 고민을 하면서 헤맸던 것 같다”고 신보 발매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를 설명했다.
‘아베크 피아노’에는 타이틀곡 ‘라메르(La Mer)’를 비롯해 ‘자연’과 ‘나’를 오랜시간 들여다 본 뒤 받은 영감을 정재형의 스타일로 풀어낸 8곡이 수록된다. 지난 앨범 ‘르쁘띠피아노(Le Petit Piano)’의 마지막 콘서트에서 비올리스트 김상진과 함께 선보였던 ‘안단테(Andante)’도 포함돼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재형은 ‘라메르’를 “바다가 심장소리 같기도 했고 인생 같기도 했다. 잔잔한 것 같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게 아니지 않나. 파도가 힘이 세서 확 밀려나기도 하고. 인생을 옆에서 보면 서글프다, 우리 참 애쓰고 있다라는 생각이 든다. ‘거칠고 힘든 인생이지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보자’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소개했다.
정재형이 지난해 SBS ‘미운우리새끼’에 출연했을 당시, 호텔에 장기 투숙하며 곡 작업에 몰두하는 모습이 그려진 바 있다. 이때 작업한 곡들도 ‘아베크 피아노’에 실렸다.
또 일본 가마쿠라의 해변가 산장에 머물면서 앨범 작업을 이어갔다. 정재형은 “흐르는대로 음악을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 라디오에서 하차한 다음날 바로 일본 가마쿠라로 떠났다. 산꼭대기에 집 하나 있는 곳이었는데 오로지 제게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스스로를 들여다보면서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정재형의 오랜 음악적 동료이자 소속사 안테나의 대표인 유희열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유희열이 특히 큰 힘이 돼줬다고.
정재형은 “앨범 그림이 잘 안 그려질 때 유희열 씨가 ‘형, 그냥 해보자’하고 뚝심 있게 힘을 실어줬다. 사실 앨범이 잘 안 나오면 다른 거 먼저 하자고 할 수도 있는 건데 유희열 씨는 안 그랬다. 이게 유희열 씨와 안테나의 힘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앨범을 들은 유희열이 “멋있어! 이런 거 어떻게 하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하며 뿌듯해했다.
오랜 시간 동안 음악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집착인 것 같다. 음악성, 영감 이런 것보다 누가 더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게 지금 와서 보면 가장 고마운 일이다”고 답했다. 이어 “저만 포기 안 한 게 아니라 같이 일하는 회사 식구들, 연주자들도 끝까지 해내려고 한다. 서로 암묵적으로 완벽주의가 있다”며 음악적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도 표현했다.
정재형은 지난달 열린 ‘서울 재즈 페스티벌 2019’에서 신곡 첫 무대를 공개했다. 평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그이기에 관객들의 반응도 신경 쓰일 수밖에 없을 터.
‘서울 재즈 페스티벌 2019’ 현장에 있던 관객들은 신곡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냐고 묻자 정재형은 “대단했죠”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저만큼이나 다들 긴장하셨던 것 같다. 관객들도 긴장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더라. 공연장에 기분 좋은 긴장감과 설렘이 있었다. 관객분들도 제 음악을 좋아하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새 앨범은 9년 만에 발매했지만 9년의 공백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미운우리새끼’를 비롯해 MBC ‘무한도전’, KBS2 ‘건반 위의 하이에나’, ‘불후의 명곡’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들을 통해 얼굴을 비춰온 정재형. “요즘에는 꼭 TV가 아니더라도 예능이 많지 않나. 방송 출연 계획에 관해서는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유튜버에 도전해보는 건 어떻냐고 하자 “유튜브요? 제가 한 번 해봐도 괜찮을까요”라며 멋쩍어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정재형은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공연을 계속할 생각이다. 혼자여서 서글픈 분들, 연인인데 외로운 분들 모두가 위로를 받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남을 부러워하는 것보다 내 안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 행복한 부분들이 있더라. 그런 마음들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앞으로의 목표도 밝혔다.
정재형의 새 앨범 ‘아베크 피아노’는 10일 오후 6시 전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김민지 기자 fiestaya@naver.com/ 사진=안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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