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귀임 기자] ‘슬기로운 감빵생활’ 이규형이 이른바 ‘케미 요정’으로 주목 받았다. 누구와 호흡을 맞춰도 잘 어울렸기에 이러한 수식어가 따라 붙었을 터. 그덕에 싸움신마저도 애드리브가 가능했다.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이우정 정보훈 극본, 신원호 연출)에 출연한 이규형의 인터뷰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이규형은 극중 재벌 2세 ‘해롱이’ 이규형 역을 맡았다.
이규형은 ‘슬기로운 감빵생활’ 속 수많은 캐릭터 가운데 가장 사랑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규형 역시 실감하고 있는 상황.
“해롱이 캐릭터는 솔직히 이슈 될 줄 알았어요. 위아래 안 가리고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것도 그렇고, 동성애자이기도 하고, 서울대 출신 재벌 2세라는 반전까지 있었으니까요. 대본 리딩 할 때도 동료 배우들이 제가 대사하면 빵빵 터지기도 했고요. 누가 봐도 특이하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사랑 받을 줄은 몰랐어요. 예상 못했는데 정말 좋아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요.”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이규형의 인연은 조금 특별했다. 신원호 PD는 역할을 한정해 두지 않고 오디션을 진행하는 편인데 이규형은 달랐던 것. 처음부터 유한양 역으로 오디션을 봤고, 최종 낙점됐다.
“신원호 감독님이 저만 특별하게 유한양 캐릭터로 정해놓고 오디션을 봤다고 해주셨어요. 유일하게요. 2016년쯤 신원호 감독님이 제가 출연한 연극 ‘날 보러와요’와 뮤지컬 ‘팬레터’를 보신 걸로 알아요. 그 때 연극에서는 1인 4역을 했고, 뮤지컬에서는 한 가지 역할이었지만 전혀 다른 캐릭터였거든요. 그런 다양한 모습을 보고 오디션을 제안해주시지 않았을까 싶어요. 공연이 끝나고 얼마 후에 연락 받았거든요. 감사했어요.”
신원호 PD의 선구안은 또 한 번 통했다. 이규형은 누구보다 유한양을 맛깔나게 연기했고, 시청자들의 최애 캐릭터로 거듭났다. 유한양이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연구도 많이 했다. 수많은 고민 끝에 유한양이 탄생한 셈.
“신원호 감독님이 오디션 때부터 유한양이 귀여워 보였으면 하셨어요. 그렇지 않으면 비호감 캐릭터가 될 소지가 컸거든요. 제가 분석했을 때도 여리고, 여성스러운 면도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목소리 톤을 좀 높게 잡았어요. ‘비밀의 숲’ 할 때가 제 진짜 목소리거든요. 아마 2상6방 안에서 제 목소리 톤이 가장 높았을 거예요. 공들여서 캐릭터를 준비했어요.”
2상6방에는 다양한 캐릭터가 있었다. 유한양을 비롯해 고박사(정민성), 문래동 카이스트(박호산), 유대위(정해인) 등이 대표적. 이들의 에피소드는 흥미로웠다. 티격태격할 때도 마찬가지. 싸움 장면은 대부분 애드리브였다고.
“신원호 감독님은 어느 정도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풀어주셨어요. 특히 싸우는 장면이 많았는데, 싸움이 붙고 나면 대부분 애드리브였죠. 자유롭게 연기했을 때 동료 배우들이 정말 잘 받아줬어요. 그래서 그 장면이 더 살았던 거 같아요. 싸우는 상황은 대본에 있지만 대사는 없었거든요. 물파스와 청양고추로 문래동 카이스트와 싸울 때 대사도 그렇고, 이불 속에서 똘마니 뺨을 때린 것도 애드리브였어요. 편해지고 뭘 해도 좋아해주시니까 더 해롱이스럽게 대담하게 연기했던 거 같아요.”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엘엔컴퍼니,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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