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SBS 드라마 ‘사랑의 온도’를 통해 ‘초블리’로 재발견된 배우 이초희. 실제의 그는 드라마 속 모습보다 더욱 매력적이다. 여자도 반할만한 마성을 지녔다. 이초희는 극중 이현수(서현진)와 같이 일하는 보조 작가 황보경 역을 연기했다. 황보경은 이현수를 누구보다 이해해주고, 통쾌한 사이다 발언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이초희의 연기로 러블리한 매력이 배가됐다.
이초희는 황보경 역으로 “이렇게 사랑을 받을 줄 몰랐다”면서, “정말로 옆에 있었으면 좋은 친구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의리 있고, 속정 깊고, 사랑스럽고, 배려심있고, 그러면서도 할 말은 다 하고”라고 인기의 이유를 짚었다. 실제 이초희는 친구들에게 황보경 같은 존재일까. “촬영하면서 ‘나는 누군가한테 이런 사람일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경이처럼 막 사랑스럽고 그렇지는 않지만, 큰 위로와 힘이 되어주는 친구가 한 명은 있는 것 같아요.”
이초희는 역할을 맡으면 캐릭터를 만드는 데 직접 아이디어를 많이 낸다. MBC ‘운빨로맨스’에서는 교정기를 착용했고, ‘사랑의 온도’에서는 단발머리에 동그란 안경으로 귀엽게 스타일링했다. 여기에 사투리를 써서 캐릭터를 완성했다. “경상도에 살기는 했는데, 10살 때 서울 올라와서 거의 서울 사람이거든요. 부산 출신의 친한 언니한테 부탁해서 같이 사투리 공부를 했어요. 경남, 경북이 섞인 경이의 말투가 생긴 것 같아요. 서울말을 하고 싶으나 잘 고쳐지지 않아 사투리를 하는 상태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무엇보다 ‘사랑의 온도’에서 이초희는 서현진과 워맨스(워먼+로맨스)가 폭발했다. 이초희는 극중처럼 실제로도 서현진을 존경하고, 좋아하는 느낌이었다. “(서)현진 언니는 남녀노소를 떠나서 누구나 다 좋아할만한 사람인 것 같아요. 어느 것 하나 빼먹지 않고, 배울 점이 있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언니와 찍은 것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소소한 것들이에요. 나는 계란 먹고, 언니는 토스트 먹을 때 ‘언니 나가?’ 묻는 신이나, 언니가 기분 안 좋아 보일 때 ‘언니 차 줄까’하는 신이 생각나요. 소소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이초희와 지일주(김준하 PD역)의 케미스트리도 빼놓을 수 없다. 극중 두사람은 티격태격하다가 커플로 발전했다. 실제의 이초희와 지일주는 서울예대 선후배 사이로 원래 아는 사이였다. 드라마처럼, 커플 발전 가능성은 없을까. 이초희는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사적으로 아는 사이니깐 연기할 때 편했어요. 든든하고, 낯가림을 풀 수 있으니깐 그만큼 시간을 단축시키고 연기적으로 얘기를 많이 한 것 같아요. 그런데 실제로 잘 될 일은 없어요. 각자 행복한 걸로.(하하.)”
이초희는 실제로 연애를 한 지 오래 됐다고. ‘사랑의 온도’를 하면서 연애 세포가 살아나지 않았을까. 이초희는 “여한을 다 풀었다. 지금은 연애보다는 혼자 잘 있고 싶다”고 답했다. 특히 이초희는 ‘사랑의 온도’ 남자 캐릭터 3인방 모두 연애 상대로 싫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박 대표님(김재욱)은 너무 바쁜 사람이에요. 드라마 두개를 동시에 하는 사람이에요. 일 욕심이 어마어마하다는 거죠. 안 됩니다. 온정선(양세종)은 부모님이 요식업을 하니깐, 요리하는 남자는 불편할 것 같아요. 엄마는 족발 배달 전문점, 아빠는 해산물을 주로 하는 음식점을 운영하시는데, 요리에 대한 자부심이 있으세요. 김 감독님(지일주)은 사내 연애라서 싫습니다.”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이초희에게 MBC ‘나 혼자 산다’ 출연을 추천했다. 더욱이 만화 캐릭터처럼 귀여운 그는 ‘아트 토이 덕후’라는 독특한 취미도 있다. 이에 대해 이초희는 “예능은 너무 어렵다”면서 쑥스러워했다. “‘나 혼자 산다’에 나가고는 싶지만, 제가 나가고 싶다고 나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가도 재미없는 사람이라서 폐를 끼칠 것 같아요. 지금까지 예능은 한 번 해봤어요. ‘육룡이 나르샤’ 함께한 한상진 선배님이 ‘오 쾌남’에 절친으로 나와 달라해서 출연했는데, 예능은 너무 어렵더라고요. 입이 잘 안 떨어지고, 잘 안 되더라고요.”
이초희는 2009년 영화 ‘세인트 지미’로 데뷔한 후, 영화 ‘파수꾼’으로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영화 ‘전국노래자랑’, ‘장수상회’, 드라마 ‘하녀들’, ‘육룡이 나르샤’, ‘운빨 로맨스’ 등에 출연하며, 20대를 바쁘게 보냈다. 한 달 있으면, 서른살이 되는 이초희. ‘사랑의 온도’를 통해 자신감의 온도는 상승했지만, 초심은 잃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이제 연기한 지 10년차가 됐어요. 방송을 한 것은 3~4년 됐는데, 한 해에 한 작품은 한 것 같아요. 이번에 ‘사랑의 온도’를 하기 전에 좀 쉬었어요. 쉼이 얼마나 좋은 건지 알았어요. 쉬니가 에너지 집중도가 좋더라고요. 잘 쉬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도 매 작품마다 ‘저 사람 잘한다’ 얘기 들을 수 있도록 어느 것 하나 놓지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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