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미술과 음악의 독특한 컬래버레이션이 탄생했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28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배움터에서 ‘CONNECT, BTS’의 프레스 데이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이대형 아트 디렉터는 “이 전시를 준비하면서 각국 큐레이터와 작가들이 했던 질문은, 미술과 음악의 협업이 성공한 적이 별로 없었다는 것이었다”며 운을 뗐다. 두 영역의 뜻깊은 조화부터 언급한 것.
이어 “우리는 미술이라는 철학과 문화, 사설을 담고 있는 배를 만들어 왔다. 그동안 배의 재료나 색깔은 바꿔왔지만, 거대한 물길은 만난 적이 없었다“며 ”이번 협업은 미술이라는 배와 음악이라는 물, 음악이라는 배와 미술이라는 물이 만났다. 각각 가지고 있는 철학과 사상이 물결이 돼서 각각의 방향을 잡아줬다. 영역의 아이덴티티를 지켜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라고도 강조했다.
일단은 결과물보다는 시도가 중요하다는 것. 이대형 아트 디렉터는 “우리가 미래 세대에게 줘야 하는 것은 협업을 한 본질적인 결과물이 아니고 협업하는 이 시도가 갖는 문화사적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것”이라며 소신을 빛냈다.
방탄소년단과 팬클럽인 아미가 가능성을 보였다. 이대형 아트 디렉터는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인 이유는, 혼자보다 둘이, 둘보다 여럿이 행복한 판단을 하는 것 아니냐. 이것은 인류를 지키는 힘이고, 과연 우리가 이를 지키고 있는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만들어내는 원은 색달랐다. 원이라는 건, 안에서는 호의적, 밖에서는 배타적인 게 현실이다. 우리의 인식의 틀이 얼마나 포용적일 수 있을까를 그려냈다”고도 자신했다.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라고. 이대형 아트 디렉터는 “전 세계 900여개 매체에서 이미 이 프로젝트에 대해 다루고 있다”며 “놀랄만한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다. 베를린 미술관의 경우, 문을 닫는 일이 벌어졌다. 일정 숫자 이상의 사람들이 들어오면 문을 닫게 되는데, 아미들 때문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기대는 했지만 상상 이상의 결과다. 미술관 풍경 전체를 바꿨다. 문화, 국경을 초월해 많은 사람이 왔다”고도 기대감을 표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유일한 한국인 작가로 합류한 강이연은 “다른 작가보다 느끼는 소회가 강한 것 같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타 도시 작업물과는 색깔이 다르다고도 자신감을 보였다. 강이연 작가는 “한국 팀으로서 BTS라는 팀에 대해서, 코넥트라는 작업을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나는 솔직히 처음에는 BTS의 팬은 아니었다. 그래서 좀 더 연구를 많이 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강이연 작가는 “언어가 통하지는 않는 밴드가 어떻게 대대적인 성공을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봤는데, 그게 아미였다. 아미라는 것에 좀 더 초점을 맞춰서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며 “나는 영국 런던에 거주 중이다. 한국을 넘어서서 세계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이 현상에 주목하고 싶기도 해서, 런던에 거주하고 있는 아미들을 섭외했다.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5명 정도를 섭외했는데, 한국 분들만 하면 별로 맥락에 맞지 않는 것 같아서, 다국적 사람들을 모집했다. 15살부터 61살 아주머니까지, 직업도 다들 다양했다”며 “뭉클한 순간들이 많았다. 왜 아트가 하지 못하는 일들을 BTS는 하는 걸까. 그들의(팬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을 직접 목격하다보니, 이 작업에 대한 애착이 커졌다”고도 덧붙였다.
그렇게 방탄소년단과 아미를 연구하며, 그들의 안무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는 것. 강이연 작가는 “‘비욘드 더 신’이라고 이름을 지은 이유는, 그룹의 아이덴티티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포용하고, 언어까지 뛰어넘는 그들을 표현하고 싶었다. 내 작업은 단지 BTS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작업 의의를 밝히기도 했다.
‘CONNECT, BTS’는 세계적인 미술작가들이 방탄소년단과 협업한, 글로벌 현대미술 전시 프로젝트로 지난 14일 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독일 베를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미국 뉴욕, 그리고 대한민국 서울에서 개최된다.
전 세계 현대미술 작가들과 큐레이터들이 ‘다양성’에 대한 긍정 등 방탄소년단이 추구하는 철학을 지지하는 동시에, 이를 현대미술로 끌고 와 재창조해냈다. ‘컬래버레이션’에 대한 새로운 개념 또한 만들어냈다는 자부심이 녹아 있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 방탄소년단은 초기 기획 아이디어, 작가 선정 등의 작업을 함께 했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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