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윤희 기자] 드라마 최초로 출산과 산후조리에 대한 모든 것을 솔직하고 재기 발랄하게 그려냈던 ‘산후조리원’이 마지막까지 빈틈 없는 매력을 선사하며 4주간의 여정을 마쳤다.
tvN 월화드라마 ‘산후조리원’(연출 박수원, 극본 김지수, 제작 tvN·래몽래인, 8부작) 최종회(8회)는 수도권 가구 평균 4.8%, 최고 6.7%, 전국 평균 4.2%, 최고 5.6%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완벽한 마무리를 선보였다. tvN 타깃인 2049 시청률 역시 수도권과 전국 모두 케이블과 종편 채널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의 자리를 수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 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방송에서는 세레니티 조리원을 떠난 엄마들이 각각의 일상 생활로 돌아가 새 가족과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엄마들은 처음 조리원에 들어왔을 때와는 많은 것들이 달라져 있었다. 모든 게 서툴러서 자신을 고장 난 엄마라고만 생각했던 현진(엄지원 분)과 남편 눈치만 보면서 자신의 행복은 뒷전이었던 은정(박하선 분)은 스스로 먼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깨달으면서 한 걸음 더 성장했다. 원장 혜숙(장혜진 분) 역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묻는 산모에게 전적으로 믿어달라는 말 대신, 달라진 인생도 잘 할 수 있다고 힘을 북돋아 주면서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달라진 삶 속에서도 여전히 변치 않는 것은 조리원 동기들의 뜨거운 동지애였다. 육아 고수인 은정에게 꿀정보를 공유 받으면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함께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훈훈하게 만들었다.
특히, 세레니티를 떠나는 현진에게 혜숙이 엄마도 도움 받아도 된다며 분유와 이유식을 선물하면서 건넨 대사는 깊은 울림과 함께 여운을 선사했다. “좋은 엄마는 완벽한 엄마가 아니에요. 아이와 함께 행복한 엄마지. 꼭 행복해지세요”라는 말은 ‘산후조리원’이 지닌 의미를 다시 한번 조명한 동시에 우리 모두에게 ‘행복해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진심 어린 위로로 다가왔던 것.
‘산후조리원’은 지금까지 그 어디에서도 집중적으로 다룬 적 없었던 출산과 산후조리에 대한 모든 것을 솔직하고 재치 있게 그린 ‘찐’ 스토리로 “리얼리티가 다큐급”, “현실 고증이 미친 드라마”, “이게 진짜 하이퍼 리얼리즘이다” 등과 같은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산후조리원이라는 특별한 공간을 배경으로 실제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디테일과 리얼함이 살아있는 이야기에 경험자들은 폭풍 공감했고, 또 다른 시청자들은 호기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이는 대본을 집필한 김지수 작가의 실제 경험담이 녹여져 있었기에 가능했던 부분이다.
제 3자가 아닌 출산과 산후조리의 과정을 직접 겪어내고 견뎌낸 산모의 관점과 시각에서 출발했기에 시청자들은 더욱 열광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여기에 1회부터 8회까지 매회 각각 다른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 역시 주목 할 만하다. 인생의 과도기부터 엄마의 위대한 사랑에 대한 것까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기에 때로는 깊은 울림을, 또 때로는 따뜻한 위로를 선사하기도 했고, 이는 ‘산후조리원’만의 특별한 시청 포인트로도 꼽혔다.
‘산후조리원’을 빛나게 만든 일등 공신으로는 배우들의 열연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엄지원, 박하선, 장혜진, 윤박을 비롯해 최리, 임화영, 최수민, 남윤수 등 오직 작품을 위한 열정 하나만으로 똘똘 뭉쳐 빈틈 없는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최대치로 끌어 올렸다는 평이다.
여기에 예상치 못했던 반가운 얼굴들의 특별출연 또한 ‘산후조리원’의 재미를 배가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윤박과 애틋한 부(父)로맨스를 보여준 이준혁부터 정문성, 강홍석, 김재화, 소주연, 정상훈, 그리고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던 차태현까지. 극의 적재적소에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역대급 활약을 선보였던 것.
뿐만 아니라 100% 완벽한 캐릭터 싱크로율을 자랑했던 배우들의 찰진 연기로 완벽한 시너지를 발휘한 케미 열전도 화제였다. 조리원 동기 엄마들의 동지애부터 엄지원, 윤박의 달달했던 부부 케미를 비롯해 시시각각 변주하는 관계 변화는 극의 텐션을 좌지우지하며 압도적인 흡인력을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경력 30년 차에 드라마 첫 데뷔를 하게 된 최수민의 급이 다른 목소리 연기, 그리고 ‘산후조리원’의 핵심 배우였던 딱풀이와의 환상적인 호흡 또한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격정 느와르’라는 작품 소개에서도 엿볼 수 있듯 ‘산후조리원’은 단순히 하나의 장르에 국한되는 드라마는 아니었다. 코미디를 비롯해 미스터리, 판타지, 멜로 등 다채로운 장르적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았기 때문. 그 중에서도 영화 패러디를 포함해 기발하고 재치 넘치는 비유와 상상 장면들은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무한 자극했다.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이나 상황들에 감정이입을 돕기 위한 장치로 활용된 이와 같은 장면들은 예상치 못한 순간 허를 찌르는 공격처럼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는데 성공했고, ‘산후조리원’만의 재기 발랄한 상상력에 열광했다. 그런가 하면 매 회 엔딩마다 등장했던 미스터리 코드와 가슴 뭉클한 감동과 따뜻한 위로를 선사했던 진정성 어린 메시지 역시 ‘산후조리원’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완성하는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다.
이는 코미디부터 미스터리, 그리고 공감과 위로 코드까지 유연한 완급조절이 돋보였던 박수원 감독의 연출이 빛을 발한 대목이었다. 그 결과 ‘산후조리원’은 지금까지 접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스타일을 완성, 방향성까지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고, 시청자들에게는 지난 4주 동안 함께 울고 웃는 힐링 드라마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며 오랫동안 회자될 작품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산후조리원’은 회사에서는 최연소 임원, 병원에서는 최고령 산모 현진이 재난 같은 출산과 조난급 산후조리원 적응기를 거치며 조리원 동기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격정 출산 느와르로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윤희 기자 yuni@tvreport.co.kr /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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