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병원선’이 용두사미로 끝났다. 특히 마지막회에서 여주인공 하지원이 암에 걸리는 상황은 굳이 필요했을까. 다 된 밥에 골육종 뿌리기가 아쉬움만 남겼다.
지난 2일 MBC 드라마 ‘병원선’이 종영됐다. 마지막회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골육종과, 의사들의 사랑 뿐이다.
평소 다리 통증을 느껴온 송은재(하지원). 알고보니 그녀의 다리 뼈에서 암덩어리가 자라고 있었다. 송은재의 병명은 골육종(뼈에서 발생하여 유골조직 및 골조직을 만드는 악성 종양)이었다. 사랑하는 남자 곽현(강민혁)에게 아픈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송은재는 영국에 간다면서 그를 떠났다.
한 달 뒤, 곽현은 송은재가 아프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녀를 찾아갔다. 송은재의 상황은 심각했다. 골육종이 폐까지 전이된 상황으로, 생존률은 절박했다. 송은재는 온몸으로 고통을 호소했다. 곽현은 준비해온 선물을 공개했다. 송은재가 치료해준 섬 사람들이 그녀에게 “돌아오라”고 영상 편지를 보낸 것.
이어진 곽현의 “같이 싸우자”는 고백까지, 송은재는 거제로 돌아왔다. 수술은 김수권(정원중)이 맡았다. 그리고 1년 후, 송은재는 씻은 듯이 나은 모습으로 병원선에 출근했다. 의사복을 다시 입은 그녀는 곽현과 함께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극중에서는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드라마에서는 암이 낫기까지 2분도 지나지 않았다. 죽어가던 송은재는 놀라울 정도로 멀쩡해졌다. 현실적이지 않은 상황은, 오히려 웃음을 유발했다. 마지막회에 암 설정이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사람을 고치는 의사는 암도 잘 극복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까. 송은재와 곽현의 사랑이 견고해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을까. 이를 다른 방법으로 풀 수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그 속에서 하지원의 열연은 빛났다. 암 진단을 받은 순간부터 투병하는 모습까지, 하지원은 리얼한 연기를 펼쳤다. 하지원에게 ‘병원선’은 첫 의학드라마였다. 그녀는 기대에 부응하는 연기를 보여줬다.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진취적인 송은재 캐릭터가 하지원 특유의 에너제틱한 연기가 만나 빛났다. 하지만 아쉽게도 마지막회에서는 의사로서 하지원을 보기 어려웠다.
‘병원선’은 초반 신선한 의학드라마로 주목받았다. 병원선이라는 존재 자체가 낯설기 때문에 신선했다. 하지만 풀어지는 스토리는 어디서 본 듯 했고, 흥미를 유발하지 못했다.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 시청률 1위 자리를 내어주기도 했다. 그래서 떠나간 시청자를 잡기 위해 무리한 설정을 한 것일까. 용두사미로 끝난 점이 아쉽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MBC ‘병원선’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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