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예쁜누나’ 향한 관심은 뜨거웠다. 그덕에 배우 손예진의 재발견도 이뤄졌고, 배우 정해인이 대세로 발돋움하는 계기도 마련됐다. 연상연하 커플을 향한 로망도 더 커졌다. 하지만 어느순간 ‘예쁜누나’ 관심이 한풀 꺾였다. 급기야 “요즘 재미없다”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왜 그럴까.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여성 시청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조심스럽게 사랑을 키워낸 예쁜 누나 윤진아(손예진 분)와 잘 생긴 동생 서준희(정해인 분). 그런 과정에 시청자들은 몰입했다. 아니 깊게 빠져들어 감정이입했다.
둘은 각자의 마음에 확신을 얻은 후 상대의 진심을 알아채는 과정을 예쁜 화면으로 보여줬다. 힘든 일상에도 예쁨이 멈추지 않는 여자와 매너 좋은데 얼굴까지 좋은 남자와의 로맨스. 여성 시청자들의 판타지가 채워지는 순간이었다. 소위 ‘꽁냥거리는’ 둘의 모습은 대리만족시키기 충분했다.
하지만 그렇게 커플이 된 후 정작 시청자들은 실망했다. 둘의 사랑을 훼방놓는 이들이 늘어났다. 가족 반대는 너무 뻔한 장치가 됐다. 윤진아의 엄마는 서준희의 스펙을 마음에 들지 않아했고, 서준희의 가족도 윤진아의 존재를 부정했다. 그렇게 둘 사이는 흔들렸다. 급기야 이별선언까지 하며 균열이 생겼다.
현실 문제에 봉착하자, 시청자들이 외면하기 시작했다. 일단 보기는 보는데, 예전 같은 흡입력은 없다. 현실에 없는 예쁜 누나와 동생으로, 이 세상에서 겪지 못한 사랑을 꿈꿨던 시청자들. 하지만 어느 순간 드라마는 현실에 흔하디 흔한 연애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
그러면서 윤진아와 서준희 사이에도 예전 같은 달콤함이 사라졌다. 눈앞에 닥친 하나하나를 해결하다보니, 그럴 여유가 있을 수 없다. 윤진아의 연륜 녹아든 솔직함을, 서준희의 부드러운 박력을 보고 싶은 이들의 실망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단 2회를 남겨두고 있다. 고구마 먹은 듯 답답하다는 후반 전개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듣고 있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아무리 드라마지만, 어느 정도의 현실을 반영하고 기본적인 얼개는 지켜야 한다. 그래서 갈등도 넣고, 지지부진하게 보이는 감정다툼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애청자들은 슬프다. 서준희의 말 한 마디에 설레고, 윤진아의 표정 하나하나에 빙의되던 수 많은 누나들은 현실을 외면하고 싶다. 그래서 드라마에 빠져든 걸 테니.
그런데 웃긴건, “재밌없어졌다”면서도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놓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본방사수를 위해 더 많은 이들이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분이 역대 최고 시청률 7.281%를 찍었으면, 말 다 한거지.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JTBC ‘밥 잘사주는 예쁜 누나’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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