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배우 이창욱은 2017년을 바쁘게 보냈다. 5월부터 11월까지는 KBS1 드라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주인공 진도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곧바로 그는 SBS ‘이판사판’에 합류했다.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판사 역을 맡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두 작품을 연이어 끝냈더니 해가 바뀌었고, 서른 다섯살이 됐다.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 이창욱을 설 연휴를 앞두고 만났다.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는 등,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그는 이전보다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설 연휴에도 여행을 갈 예정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이창욱은 오랜만에 입는 한복에 신이 났다. 원래부터 사극을 사랑한 그. 하지만 데뷔 년도인 2013년에 찍은 MBC ‘구암허준’을 제외하고, 사극과 연이 닿지 않았다. 이창욱은 “한복을 입으니까 더욱, 꼭 사극을 찍고 싶다”면서 소원 성취를 바랐다.
– ‘이판사판’이 끝나고 한 달 정도 됐는데, 어떻게 지냈나?
“저는 일 안 할 때는 늘 똑같은 것 같아요. 운동하고, 책 보고, 영화 보고, 못 만났던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최근에는 제주도에 갔다 왔는데, 대사가 없는 상태가 오랜만이라서 마음 편히 갔다 왔어요. 잘 쉬고 왔어요. 쉴 때 체력 관리를 더 잘 해야 하는 것 같아요.”
– ‘이판사판’은 이창욱에게 어떤 드라마인가?
“저는 캐릭터가 재밌었어요. 성 정체성을 고민하는 판사였는데, 그게 잘 드러나지 않아서 다소 아쉬운 부분은 있었죠. 시청자 분들도 긴가민가 하니까 SNS로 캐릭터에 대해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런데 촬영하는 내내 재밌었어요. 제가 도전하는 것을 좋아해서 색다른 캐릭터였고, 현장에서도 좋아해주셔서 현장 가는 것이 즐거웠어요.”
– 극중 비주얼이 캐릭터를 더욱 빛나게 했다. 직접 아이디어를 냈나?
“캐릭터에 맞게 5:5 머리를 하고 안경을 썼죠. 드라마를 하기 전에 감독님 미팅을 두 번 했어요. 처음에는 캐릭터에 그다지 어울린다는 판단을 안 하셨나 봐요. 두 번째 만났을 때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할 때라서 머리가 노랬어요. 머리를 5:5로 만들고, 검은 스프레이로 머리를 다 칠했어요. 한 통을 다 썼는데도, 구레나룻를 못 칠한 거예요. 그랬는데도 보시자마자 감독님이 딱 좋아하시더라고요. 역시 사람은 노력을 해야 하는구나 느꼈어요.”
– ‘2017 KBS 연기대상’에 참석했다. 시상식은 처음이었는데 어땠나?
“시상식에 가고 싶었는데, 이번에 가게 돼서 정말 좋았어요. 맡은 바 책임을 다해 열심히 한 보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상 욕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그런데 상을 못 타니까 주변 분들이 더 안타까워하는 거예요.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주변에 있는 분들이 더 좋아하시게 상에 욕심 내보려고요.
열심히 한다면 레드카펫을 또 밟을 수 있겠지 생각했어요. 열심히 해서 상을 받고 싶어요. 남궁민 선배님이 SBS, KBS에서 2관왕을 하셨잖아요. 보기 좋더라고요. 저도 선배님처럼 연기를 잘 해서 상을 받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그리고 조여정 선배님의 팬인데 뵈어서 좋았어요. 다음에 같은 작품에서 연기하고 싶어요.”
– 설에 달을 보면서 어떤 소원을 빌 것인가?
“좋은 사극을 하고 싶고, 좋은 역할을 맡아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보다 주변이 행복해졌으면 좋겠고, 좀 더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오늘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는데 사실은 한두 번 정도 캔슬을 했었어요. 제가 ‘술자리가 많아서 설 지나고 보자’고 했더니, 친구가 ‘오케이, 그술 옛날 사람하고도 마셔라’라고 하는 거예요. 그게 딱 와닿았어요. 옛날 친구들을 잊고 있었구나 생각이 들어서, 번개를 날렸어요. 2년 동안 자리를 갖지 못했거든요. 애들이 다 온다는 거예요. 뜻깊은 시간이 될 것 같아요.”
–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초심을 많이 생각해봤어요. 저는 작품마다 다른 사람으로 보였으면 하거든요. 보시는 분들이 질리지 않는, 그런 유쾌하게 즐겁게 일하는 배우가 됐으면 합니다. 애초에 생각했던 배우였어요. 음식점을 가면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아지더라고요. 책임감이 점점 더 생기는 것 같아요. 실수하지 말고, 좋은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 2018년 독자들에게 새해 덕담을 한다면?
“사랑합니다. 사랑하세요. 그리고 마음을 비우세요. 비움으로써 정진하게 되는 게 있잖아요. 집착, 욕망이 아니라 정말 무의식으로 품었던 것들이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평온해집니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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