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귀임 기자] 이렇게 준비된 신인 배우가 또 있었을까. ‘괴물 신인’이라는 수식어에 딱 어울린다. 배우 백범수를 두고 하는 말이다.
OCN 수목 오리지널 드라마 ‘손 the guest’(권소라 서재원 극본, 김홍선 연출)에 출연한 백범수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TV리포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백범수는 ‘손 the guest’에서 최민상(이중옥) 동생이자 조현병을 앓는 정신질환자 민구 역을 맡았다. 모두가 부마자로 의심할 정도로 열연을 펼치면서 극의 긴장감을 최대치로 끌어 올렸다. 이에 백범수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호평까지 얻었다. 백범수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첫 드라마부터 합격점을 받은 셈.
“김홍선 감독님이 ‘백범수라는 사람한테는 드라마가 과분 할 거다. 배우 백범수한테는 이 역할이 작을 수 있지만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해주셨어요. 그래서 진짜 최선을 다해서 연기했어요. 감독님 덕분에 잘 나온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우선 조현병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다. 독립영화 할 때 했던 지체 장애 연기도 이번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도움이 됐다. 백범수는 “사실 초반에는 막연했다. 너무나 이슈가 되고 있는 조현병이라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고민도 많았다. 관련 영상도 많이 찾아봤고, 주위의 도움도 받았다. 대본도 20부 이상 출력해서 보고 또 봤다. 독립영화 ‘숨’에서 선천적인 지체장애 연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 경험도 생각났다”고 알렸다.
이렇게 호평을 얻기까지 쉬운 길은 아니었다. 오디션도 여러 번 봐야 했고, 드라마 현장에도 적응해야 했다. 백범수는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오디션을 봤다. 오디션 대본이 바뀌기도 했는데, 운 좋게 잘 봐주셔서 오디션을 계속 볼 수 있었다. 무조건 붙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다른 오디션 보다 준비도 많이 해갔다. 신부 의상도 빌렸고, 수염도 기르고, 물도 1.5리터를 다 마셨다. 그렇게 민구로 캐스팅 됐다”고 밝혔다.
단편 영화는 수없이 찍었지만, 첫 드라마였기에 촬영 현장도 어색할 수밖에. 그 때 배우 김동욱과 김재욱이 백범수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줬다. 그래서 일까. 백범수는 두 사람에게 거듭 감사의 뜻을 드러냈다.
“촬영 현장에 갔는데, 생각했던 것과 달랐어요. 그리고 제 분장은 더러워서 의자에 앉지도 못하고 바닥에 앉아 있었죠. 그 때 김동욱 선배님과 김재욱 선배님이 먼저 말도 걸어주고, 계속 옆에 있어주셨어요. 현장 분위기도 알려줬고요. 제 몸에 기름칠이 되어 있어서 더 조심스럽게 행동했는데, 선배님들이 ‘묻어도 되고, 연기할 때 막 대해도 된다’고 해주셔서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선배님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프로라고 생각했어요. 많이 배우기도 했고요.”
연기할 때도 김동욱과 김재욱의 도움이 컸다. 김동욱에 대해 백범수는 “김동욱 선배는 연기에 대한 메커니즘이 정말 넓다. 섬세하게 연기해주시더라. 저 같은 신인 배우를 신경 안 써주는 분들도 있다. 김동욱 선배는 하나하나 다 신경 써줬다. 저 혼자 연기할 때도 하나하나 감정 살려야 한다고 뒤에서 대사를 쳐줬다. 작품에 대한 애정도 느껴졌다”고 전했다.
특히 김재욱에게는 감동까지 받았다. 백범수는 “김재욱 선배와 붙는 씬이 가장 많았다. 처음에는 진짜 잘 생겼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김동욱 선배처럼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옆에서 대사도 계속 쳐주면서 연기에 몰입되도록 해줬다. 제가 위축되지 않도록 격려도 잊지 않았다. 쉬는 시간에 ‘이름 기억해주겠다’고 하셨는데, 정말 감동이었다”면서 미소 지었다.
‘손 the guest’은 가족과 함께 본방 사수했다. 수능을 보는 기분으로 ‘손 the guest’를 시청 했다고. 백범수는 “사실 불안했다. 몇 년 동안 공부했던 것을 수능으로 결과를 내지 않느냐.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연기를 시작해서 벌써 13년 째 하고 있기 때문에 ‘손 the guest’는 수능을 보는 기분이었다. 수준 높아진 시청자들이 보기에 괜찮을지, 어색하진 않을지 걱정이 많았다. 심장도 많이 뛰었다”면서 “가족들이 울컥했다고 하더라. 짧게 나왔지만, 이상 깊게 봐주신 것 같아서 기분 좋았다. 소속사 대표님께도, 감독님께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첫 단추는 성공적이다.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다. 백범수가 앞으로 어떤 꽃길을 걸을지 기대되고, 또 궁금하다.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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