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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광,히틀러,인상파”…한석규가 말하는 ‘우상'[인터뷰 종합]

김수정 기자 조회수  

[TV리포트=김수정 기자] “별 발광을 다 했죠.”

영화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구명회(한석규)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쫓는 아버지 유중식(설경구),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 최련화(천우희)까지,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한석규가 연기한 구명회는 차기 도지사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탄탄 두터운 도의원이지만 아들이 교통사고에 연루되며 벼랑 끝에 몰리게 되는 인물. 한석규는 선악의 경계를 미세하게 오가며 관객의 이해도와 집중력을 끌어올린다. 은유와 모호한 이미지, 불친절한 이야기 속에서 한석규가 든든히 잡아낸 중심은 영화 전체를 관통한다.

“이런 얘길 해도 되나 모르겠는데, 이런 얘기가 있어요. 한 부자가 있다. 그 부자는 자기가 가진 재산을 투자해 더 큰 재물을 얻고 싶었다. 마르지 않는 재산으로 창고에 가득 담으려 했다. 그리고 그날 밤 죽었다. 이 얘긴 예수가 했던 얘기예요. 전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이 정곡을 찌르는 비유, 뒤통수를 후려치는 이야기. 이걸 하고 싶었어요. ‘우상’이 딱 그랬습니다.”

‘우상’은 대한민국의 고민, 인간의 민낯, 우상이라는 환상에 대한 영화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우상’이 신선했다는 한석규. 영화를 꿈꾸고 연기를 갈망했던 초심을 되찾아보게 한 작품이기도 했단다.

“전 늘 새로운 것을 꿈꿨어요. 연기도, 영화도 늘 새롭길 바랐어요. 전 캐릭터보다 이야기의 테마가 더 중요하거든요. 24년 동안 24편의 영화를 했어요. ‘8월의 크리스마스’처럼 착한 연기도 해보고, 별 캐릭터를 다 해봤죠. 물론 진폭이 넓은 캐릭터라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지만 영화가 지닌 테마가 제겐 더 중요해요.”

‘우상’에서 발견한 새로운 점을 묻자 “인상파 영화”라고 답했다. 영화가 지닌 인상, 뉘앙스, 분위기, 이미지가 중요한 작품이 바로 ‘우상’이다. 그 이미지의 정점은 엔딩에서 가장 강렬하게 객석을 휘어 감는다.

“엔딩은 히틀러를 생각하면서 연기했어요. 독일 관객분들도 계시니 조심스럽긴 하지만요. 아돌프 히틀러의 연설법, 무대 연출은 우상이라는 이미지를 강력하게 준다는 점에서 거의 톱3 안에 들어요. 그걸 생각하며 연기했죠. 엔딩에서 했던 대사는 전부 제 애드리브였고요. 다른 언어가 있는 게 아니니까. 이수진 감독님은 후시 녹음 때 개 짖는 소리를 한 번 해달라고 했죠. 그건 너무 센 것 같아서 안 넣었는데, 넣었어도 괜찮았을 것 같아요.”

영화 ‘닥터봉’, ‘초록물고기’, ‘넘버3’, ‘접속’, ‘8월의 크리스마스’, ‘쉬리’, ‘구타유발자들’, ‘베를린’, ‘프리즌’ 등 수많은 대표작을 탄생시킨 그는 1990년대 한국영화 르네상스 그 자체였다. 그랬던 그에게도 고민의 순간은 늘 곁을 맴돌았다. 연기라는 것, 산다는 것에 대한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다.

“몰입이라는 단어를 누가 만들었는지, 누가 번역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 썩 좋아하진 않아요. 한때 메소드 연기에 정신 팔려 별 발광을 다했죠. 연기자 한석규는 어떻게 하면 리액션을 잘하나 연구하고 있어요. 제 연기의 가장 큰 숙제죠. 연기라는 게 뭔가를 하는 건 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어요. 돌이켜보니 연기라는 직업의 대부분은 리액션에 관한 일들이더군요. 내 연기할 차례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듣고 반응하는 게 연기예요. 산다는 것도 그렇습니다. 산다는 건 평생 반응하는 일이에요.”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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