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나라 기자] JTBC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주연 자리를 단숨에 꿰찬 신인 여배우가 있다. 이름도 얼굴도 낯선 원진아가 그 주인공. 본 적 없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오히려 방송 초반 더욱 주목을 받았고 안정감 있는 연기와 중저음의 목소리 톤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원진아는 최근 진행된 TV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연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입시를 준비하던 원진아는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집안 사정상 하고 싶다고 해서 우길 수 없었다. 가고 싶은 과가 아닌데 무리하게 학비를 받아 대학을 갈 이유는 없다는 판단에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던 그녀다.
원진아는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 카페는 물론 백화점, 식당, 워터파크, 면사무소, 보험회사 등 직종도 다양하다. 그러던 어느 날 원진아의 어머니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면 연기를 한 번 해보겠느냐’ 제안했다. 그때 그녀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무작정 천안에서 서울로 상경했다.
친구네 집에서 함께 살게 된 그녀는 서울에서 ‘맨땅에 헤딩’이라는 말을 실감했다. 서울만 가면 오디션을 볼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오디션 소식을 어디서 알아야 하는지도 몰랐다. 다시 아르바이트를 두 탕 씩 뛰었다.
기회는 24살, 우연히 찾아왔다. 때마침 독립영화 여주인공 오디션을 본다는 공고를 봤고 이 날이 오디션 접수 마감날이었다. 집에서 머리를 질끈 묶고 있던 원진아는 그 상태로 오디션 영상을 찍어 제출했고,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렇게 배우의 길에 접어든 그는 촬영하면서 알게 된 지인들의 소개로 다음 작품 오디션도 보게 되고, 또 현재 소속사 대표와도 만나게 됐다.
원진아가 ‘그냥 사랑하는 사이’ 여주인공이 됐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집에서는 난리가 났다. 통화를 하는데 소리를 지르고 울기도 하고. 부모님은 ‘연기에 소질이 있는 애였으면 하고 싶다고 할 때 더 빨리 밀어줄 걸’ 후회를 하셨다고.
이날 원진아는 ‘그냥 사랑하는 사이’ 첫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여주인공 발탁 소식이 더할 나위 없이 기뻤지만 어마어마한 부담도 뒤따랐다. 첫 촬영 하루 전에라도 못한다고 해야 하나, 가서 혼자만 너무 못해서 촬영을 다 망쳐버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무서웠던 것도 사실.
하지만 대본 리딩 후에 자신이 아닌 제작진과 배우들을 믿고 따라가는 것이라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다음부터는 마음을 다 잡고 덤덤하게 연기하기 시작했다. 원진아는 “현장에서도 저한테 부담을 주지 않으셨다. 지시를 해주실 줄 알았는데 ‘진짜 아닐 때는 잡아줄 테니까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시더라”라며 “이 작품을 통해 제가 무엇이 부족한 배우인지 알게 됐다”고 밝혔다.
원진아는 이어 “카메라 렌즈도 그렇고 조명까지 정말 많은 걸 신경 써주셨다. 화면을 보면서 ‘잘 만져줬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명감독님과 촬영감독님이 현장에서 제일 예뻐 보이는 각도를 찾아주시니까 실물보다 화면이 더 예쁜 것 같다. 이미 만져진 모습들이다”라고 털털한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연극 영화과 진학은 못 했지만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 그리고 남들과 다른 일을 한 게 연기에 더 도움이 되고 있다는 원진아. 서울에 온 지 3년 만에 이뤄낸 쾌거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이번 작품을 통해 증명됐다.
신나라 기자 norah@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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