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생애 두 번째 칸영화제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옥자’ 이후 1년 만에 칸을 찾았다. 영화 ‘버닝'(이창동 감독)의 스티븐 연 얘기다.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버닝’은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세 젊은이 종수(유아인), 벤(스티븐 연), 해미(전종서)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 한 사건을 그린 작품. ‘밀양’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전도연), ‘시’로 각본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이다. 지난 16일 칸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후 “최고의 걸작”이라는 평을 받으며 영화지 역대 평점을 기록, 황금종려상 유력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반응이 좋아서 정말 좋아서 다행이에요. 이창동 감독님의 힘인 것 같아요. 감독님 영화는 한국적 코드 안에 세계적 요소를 섞어놓잖아요. 그러면서도 인간적 부분을 폭넓게 다루고 있고요. 그 부분이 굉장히 좋았어요.”
‘워킹데드’, ‘옥자’ 등을 통해 할리우드와 충무로를 오가며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는 스티븐 연은 비밀스러운 남자 벤을 연기했다. 완벽한 삶을 사는 것 같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인물. ‘버닝’을 관통하는 모호한 서스펜스는 스티븐 연이 오롯이 책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잡을 수 없는 미소, 왠지 모르게 스산한 하품. 전형적인 캐릭터를 미묘하게 변주하며 전에 보여준 적 없던 얼굴을 드러낸다.
“시나리오에는 ‘이상한 웃음'(creepy laugh)라고 적혀 있었어요. 감독님께서도 소름 끼치는 싸늘한 웃음을 들려달라고 했죠. 하품에 대해서도 감독님과 얘길 많이 나눴죠. 제가 평소엔 하품할 때 입을 가리는데, 영화에선 그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요.”
스티븐 연은 ‘버닝’의 칸영화제 공개 직전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실수로 누른 SNS 글이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그걸 해명하는 과정에서 더 큰 비난이 쏟아졌다. 스티븐 연은 인터뷰 말미 먼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영화 밖 논란에 대해 꼭 얘기하고 싶어요. 알았어야 했던 부분을 알지 못해 죄송하고 후회스럽고 부끄럽죠.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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