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귀임 기자] ‘그녀의 사생활’ 안보현은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그렇게 되기까지 그의 숨은 노력이 많았다.
안보현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카페 제르베에서 tvN 수목드라마 ‘그녀의 사생활’(김혜영 극본, 홍종찬 연출)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안보현은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따뜻한 계절 동안 행복하게 촬영했다. 진짜 꿈만 같았다. 끝나고 나니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 좋은 기억이 가득했다”면서 “” 종영소감을 밝혔다.
‘그녀의 사생활’에서 안보현은 남은기 역을 맡아 열연했다. 남은기는 전 유도 국가대표 출신 체육관 관장이자 성덕미(박민영)와 이선주(박진주)의 절친.
남은기와 닮은 점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점도 있었다. 이에 고민도 많이 했고, 자신과 싸우기도 했다. 남다른 노력까지 더해졌다. 안보현의 남은기는 그렇게 탄생했다.
“제가 최다인(홍서영) 작가와 있을 때 질타를 많이 받았어요. 사실 대본 받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많이 되더라고요. 저라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더 그랬어요. 아무리 좋아하고 질투 난다고 해서 처음 보는 사람한테 이간질하거나 고자질하지 않거든요. 그런 부분은 이해가 안 됐지만, 제 자신과 싸우며 순화시켜서 대사를 했어요. 그리고 성덕미한테 고백하는 것도 저라면 더 빨리 했거나, 안 했을 겁니다. 교제하고 있는데 고백하는 것을 보면서 절레절레 했어요.”
“감독님이 저를 남은기 캐릭터로 선택해주신 건 싱크로율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등장인물 소개에 나오는 남은기가 되려고 노력했죠. 외형적인 부분부터 기대에 부응해야된다고 생각하고, 벌크업을 했어요. 촬영 중에도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것을 잊지 않았고요. 나름 보이지 않는 노력을 했어요. 그런 부분들이 남은기에 더 집중하고, 시청자들이 몰입하는데 쉽지 않았나 싶어요.”
이미지 메이킹을 할 때도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 안보현은 “초반에는 캐릭터에 어울리게 머리도 짧게 잘랐다. 고백씬이 생긴 후부터 머리를 조금씩 기르겠다고 감독에게 말했다. 그리고 초반에는 성덕미를 ‘썽덕’으로 불렀는데, 고백씬을 알고 ‘덕미야’로 바꾸겠다고 했다. 그렇게 서서히 남은기의 진심이 보였으면 했다. 저한테 주어진 큰 롤이니까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려 했다”고 알렸다.
안보현은 고백씬을 위해 촬영 중 체중 감량까지 했다. 무려 4kg을 감량한 것. 대단한 집중력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촬영 들어가기 전에 몸무게 7kg을 찌웠다. 고백씬이 있는 것을 알고 4k을 감량했다. 아직까지 몸무게가 어느 정도여야 화면에 잘 나오는지 찾아가고 있는 거 같다. 지금도 그렇다”면서 “영화 ‘히야’ 촬영 할 때는 지금보다 15kg을 감량했다. 데뷔한지 얼마 안 됐을 때였는데, 밥도 안 먹고 매일 복근 운동 800개 하고 그랬다. 사실 그게 학창시절 운동하면서 생긴 트라우마고 병인데, 배우 할 땐 오히려 그게 장점으로 다가와주니까 다행이고 좋다. 그래서 남은기 캐릭터도 맡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민영과 가장 많이 연기 호흡을 맞췄다. 어땠을까. 안보현은 “처음에는 제가 해를 끼치지 않을까, 누가 되지 않을까 엄청 조심스러웠다. 박민영 누나는 첫 만남부터 극중 33년 같이 살았던 친구 설정이니까 반말을 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누나의 제안 덕분에 우리의 케미도 더 살았던 것 같다”면서 박민영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어 “박민영 누나의 작품을 다 봤다. 전작도 정말 잘 됐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정말 좋았는데, 실제로 만나 보니까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면서 “사실 처음부터 그런 제안을 하지 않았더라면, 배려를 해주지 않았더라면, 현실 케미가 안 났을 거 같다. 그리고 여자들이 바라볼 때 남자 멋있는 모습에 대한 조언도 해줬다. 그렇게 하니까 확실히 달랐다.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김재욱과의 연기 호흡 역시 남달랐을 터. 안보현은 “김재욱 선배는 전작의 캐릭터가 어두웠다. 그래서 혼자 있는 거 좋아하실 거라 생각했다. 실제로 보니 180도 달랐다. 다정다감하고 말하는 것도 좋아하셨다. 다른 사람 챙기는 것도 잘하시더라. 그래서 인간 김재욱이 정말 좋았다. 연기할 때도 확실히 배려해주는 게 있었다. 씬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대사도 같이 수정하고, 큰 도움을 받았다. 감사했다”면서 김재욱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무엇보다 안보현은 ‘그녀의 사생활’ 연출을 맡은 홍종찬 감독과 남다른 인연이 있었다. 안보현이 단역으로 첫 출연했던 tvN ‘마이 시크릿 호텔’ 연출도 홍종찬 감독이었던 것.
“이번에 정말 뭉클 뭉클 할 때가 많았어요. 사실 제가 가장 늦게 캐스팅 됐거든요. 촬영 일정도 여유 있지 않았고요. 감독님이 많이 힘드셨을 겁니다. 마지막 촬영은 감독님이 하지 않으셨는데, 다음날 편집본 보고 전화를 주셨더라고요. 마지막 촬영인데 전화 못해줘서 미안했다고요. 저도 감독님 바쁘신 거 아니까 따로 연락을 안 드렸는데, 제가 더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리고 감독님이 ‘은기 역할하자고 그랬는데 못 챙겨줬다. 잘 소화해줘서 고맙다’고 말해주셨는데, 뭉클했어요.”
홍종찬 감독은 안보현의 애드리브까지 ‘그녀의 사생활’ 마지막회에 넣었다. 안보현이 센스 있게 연기한 결과였다. 안보현은 “마지막회에 특히 애드리브가 많았는데, 그걸 편집하지 않고 다 썼더라. 감독님도 유도장씬 보고 빵 터졌다고 하셔서 배우로 뿌듯했다. 함께 연기한 기라성 같은 분들이 잘 받아주셨고, 저도 마지막이니까 애드리브를 했던 것이 잘 살았던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