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귀임 기자] 그렇다. 배우 아덴 조(Arden Cho)는 뼛속까지 한국인이었다. 한국에 대해 말할 때는 눈빛까지 반짝였다.
# 김은숙 작가 존경
아덴 조에게 한국 드라마를 묻자마자 돌아온 답은 “김은숙 작가가 쓴 드라마”라며 미소 지었다. ‘시크릿 가든’부터 ‘태양의 후예’, 그리고 ‘도깨비’까지 김은숙 작가의 필모그래피를 줄줄 말하기도 했다.
“한국 드라마 진짜 좋아해요. 보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고, 재미있어요. 한국말을 배울 수도 있고요. 9개월 동안 촬영에 집중하다가 일주일 정도 휴가 생기면 꼭 한국 드라마를 몰아서 봤어요. ‘태양의 후예’는 잠도 안 자고 이틀 안에 다 봤는데,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특히 김은숙 작가 드라마에 대해 아덴 조는 “친구들이 매번 놀리는 것이 있는데, 제가 배우 보다 작가와 감독에게 더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꼭 만나고 싶은 배우는 없지만, 김은숙 작가는 꼭 만나고 싶다. 어떻게 이렇게 썼지 하면서 감동 받은 적이 많다. 존경스러울 정도다. 꼭 같이 작업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처음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보게 된 이유는 ‘한국이 궁금해서’였다. 영화 ‘내 머릿 속의 지우개’를 시작으로 꾸준히 챙겨봤다.
이른바 ‘한국 드라마 정주행’에 푹 빠진 아덴 조. 김은숙 작가 드라마 이외에 ‘역도요정 김복주’ ‘쌈, 마이웨이’ 등과 영화 ‘신과 함께’ ‘부산행’ ‘미녀는 괴로워’ 등도 재미있게 봤다고.
이 가운데 ‘응답하라 1988’을 인상 깊게 봤음을 강조했다. 재미있으면서도 부러운 감정을 동시에 느꼈던 것.
아덴 조는 “‘응답하라 1988’ 보면서 한국 사람들이 더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저는 동네 친구들과 다 같이 모여서 놀고, 함께 학교 걸어가고, 이웃들이 어울려 지내고 그런 감성들을 겪어보지 못했다. 그런 경험과 문화가 부럽더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개인주의 성향이 있다. 부모와 동생이 있지만, 미국에서 자라면 더 외로운 것 같다. 우리 엄마와 ‘응답하라 1988’ 같이 보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실제로도 그랬다고 하더라. ‘한국에서 자랐으면 어땠을까’ 그런 감정들이 더 생겼다”고 덧붙였다.
# 한국 활동 꿈꾸는 이유
짧지만 한국의 매력을 제대로 느낀 아덴 조를 보니, 한국 활동에 대한 생각도 궁금해졌다.
“이번에 한국에서 좋은 것을 많이 경험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한국에서 무엇이든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모르는 사람이 잘했다고 응원해준다는 것 보다, 부모나 친구들이 응원해주는 것이 더 좋은 느낌 있잖아요.
미국에서도 팬들이 있고,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한국 사람들에게 그런 사랑 받으면 더 좋을 거 같아요. 한국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아덴 조는 10년 전부터 한국에 대해 궁금증을 가졌다. 그리고 그동안 생각해왔던 감정들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사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살면서 그들과 어울렸잖아요. 한국 친구들도 없어서 더 미국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대학교 다니면서 한국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니까 한국이 궁금해지더라고요.
신기한 것이 한국에서는 한국말이 부족하니까 한국 사람으로 안 받아주는 느낌이고, 미국에서는 아무리 미국 사람이라도 온전하게 안 받아주는 것이 있다는 걸 더 느끼게 됐어요.”
“지난 10년 동안 한국에 관심이 많았던 이유가 ‘한국말도 배우고 그 문화도 배우고 하면 언젠가 한국 사람으로 받아줄까’ 그런 생각 때문이었어요. 미국에서 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한국에서 태어났으면, 완벽하게 한국 사람이고 편했을 거 같다’ 그런 생각도 해요. 미국에서 있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들끼리도 관련해서 이야기 많이 하고요.”
15년 동안 미국에서 자리 잡은 만큼 한국에서 다시 시작하기란 쉽지 않을 터. 그럼에도 아덴 조는 한국 활동을 희망했다.
“한국에서 활동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15년 동안 미국에서 일하면서 자리 잡았기 때문에 한국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말도 안 된다는 것을 알아요. 힘들 것도 알고요. 그래도 기회가 있다면 영화나 드라마에도 출연하고 싶고, 음악 작업도 해보고 싶어요.”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최지연 기자 choijiye@tvreport.co.kr, KBS, tvN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