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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친일파 복수극, 이성민X남주혁, 그리고 슈퍼카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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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박설이 기자]이성민과 남주혁이 세대를 초월한 브로맨스를 담은 친일파 복수극을 펼친다.

‘검사외전’ 이일형 감독의 신작 ‘리멤버’는 가족을 모두 죽게 만든 친일파를 찾아 60년 간 계획한 복수를 감행하는 알츠하이머 환자 필주(이성민 분)와 의도치 않게 그의 복수에 휘말리게 된 필주의 절친, 20대 청년 인규(남주혁 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유대인 학살로 가족을 잃은 ‘리멤버 기억의 살인자’가 원작이다.

26일 열린 ‘리멤버’ 온라인 제작보고회에는 연출자 이일형 감독, 배우 이성민, 남주혁이 참석했다.

이일형 감독은 “일제감정기, 친일을 얘기하는데, 보통 시대극이 많지만 ‘리멤버’는 현재에서 이야기가 벌어진다. 그런 관점이 재미있었다”며 “복수극이라는 테마를 담는데, 격하고 감정적이고 긴장감 있는 ‘복수’가 할아버지인 필주와 어우러지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연출을 맡은 이유를 전했다.

‘검사외전’ 이후 이일형 감독과 다시 한번 만나게 된 이성민, 80대 할아버지 역할을 맡게 된 그는 “시나리오가 굉장히 재미있었다. 한필주 역할이 많은 부담이 됐는데 연기를 하는 배우로서 도전해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고, 잘 해내면 또 다른 변화를 줄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라고 이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성민과 첫 호흡을 맞추게 된 남주혁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너무 재미있었고, 그동안 해보지 못한 이야기여서 그런 부분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며 “이성민 선배님과 연기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행복했었다”고 ‘리멤버’ 출연 이유를 전했다.

60년을 계획한 노인 필주는 어떤 인물일까? 이성민은 “80세가 넘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오래 근무하고 있는 할아버지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고, 자기 기억이 점점 사라져감을 알고 오랫동안 준비해온 복수를 실행한다”고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 중 최고령을 연기하게 된 그는 “아무래도 나이가 많이 어리다 보니 나이를 커버하는 게 가장 큰 숙제고 걱정이었다”며 “저는 잘 모르겠는데 주변에서 잘 표현된 것 같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다양한 작품 속 여러 캐릭터를 통해 ‘청춘의 아이콘’이 된 남주혁. 그가 맡은 인규에 대해 남주혁은 “20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아르바이트생 청년이 필주에게 ‘일주일만 운전을 도와주면 알바비를 두둑히 챙겨주겠다’는 제안을 수락하고 복수에 가담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전형적인 평범한 청년을 연기하는 데 대해 남주혁은 “일어나는 상황들이 평범하지 않다 보니, 인규의 관점에서 고민하고 상황에 집중했다.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고 연기에 주안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감독님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20대 청년을 연기해주길 바라셨는데 그게 정말 어려웠다. 평범함을 연기하려 정말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캐스팅에 대해 이일형 감독은 “이성민은 ‘검사외전’ ‘군도’로 인연이 있었고, 복수를 위한 냉혹한 면이 필요했다. 연기력은 자타공인 최고”라면서 “무엇보다 할아버지 역할이지 않나. 실제로 70~80대 배우를 캐스팅할 수는 없었고, 제가 아는 배우 중에는 가장 나이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감독은 “20대 남자배우를 잘 알지 못해 서치를 하다가 ‘눈이 부시게’에서 남주혁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 상황을 ‘진짜’로 보이게 한다. 20대 청년이 저렇게 살아가고, 저런 일에 휘말리면 저런 일을 겪겠구나 싶었다”고 남주혁을 택한 이유를 전했다.

현장에서 실제로 호흡이 좋았다는 이성민과 남주혁. 이성민은 “더할나위 없었다”며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 서슴없이 지냈던 것 같다. 늘 같이 밥 먹고 출근하고 같이 마무리하고 같은 곳에서 자고, 24시간 붙어있으면서 생기는 우정이 있다. 나이 어린 아기 같지 않고 든든한 동생 같았다. 현장에서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얘기를 많이 나눴다. 아주 든든한 동생”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남주혁은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선배님께서 편안하게 대해주셨다. 현장에서 졸 때가 많았는데 선배님 사진첩에 제가 조는 사진이 많이 있었다”며 “정말 든든한 선배님”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 회차에 걸쳐 노인 분장을 했던 이성민. 다른 배우들보다 일찍 출근해 늦게 퇴근해야 했다고 고충을 털어놓은 그는 “처음에는 4시간이 걸렸는데 점점 시간을 줄여가서 2시간이 됐다”고 특수 분장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노인 연기를 하느라 자세마저 달라져 목 디스크를 얻었다고. 촬영 때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자세를 유지했다는 그는 “촬영 내내 아팠다”고 후유증을 전했다. 남주혁은 “(분장이) 쉬운 일이 아니다 보니 힘들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선배님 옆에 계속 많이 있었다. 힘든 순간에 옆에서 재미있게 해드리려 했다”며 “분장차에서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감독은 “분장이 무너지면 영화가 무너지는 것이라 실제로 테스트를 많이 했고, 가장 걱정됐던 부분이다”며 “처음 보는 사람들이 볼 때도 괜찮아야 해서 계속 물어봤는데 어느 순간 너무 할아버지 같더라. 오히려 분장 지운 모습이 낯설 정도”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노인 분장을 하고 액션 연기를 한 이성민, 80대 노인의 액션이 유난히 힘들었다고. 그는 “실제 그 나이였다면 오히려 힘들지 않았을 것 같다. 젊다 보니 80대 노인을 연기해야 했다. 뛰거나 치고받고 싸우거나 운전을 하거나 할 때, 그 나이대 할 수 있는 동작, 달리기 등을 묘사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액션씬들은 굉장히 힘들었다. 대역을 한 무술팀은 지금까지 한 액션 중 가장 힘들다고 할 정도였다. 일반적인 속도가 아닌, 느리게 힘을 짜내는 연기를 해야 해서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 배우분들이 실제 80세가 넘는 분들이라 앙상블을 맞춰야 해서 움직임이 많이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영화에서 슈퍼카를 타고 복수극을 펼치는 설정이다. “죽음을 앞둔 설정이다. ‘죽기 전에 슈퍼카를 타보고 싶다’는 노인의 개인적인 바람을 담았다”며 “(액션이다 보니) 어떻게든 속도를 줘야 하는데, 슈퍼카는 나이가 많든 적든 속도가 일정하지 않나”라고 슈퍼카 설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슈퍼카 운전을 담당한 남주혁은 부담감이 상당했다고. 그는 “운전을 정신 바짝 차리고 해야 했다. 망가지면 안 되니까”라며 “정신 집중 훈련을 많이 했다. (차가 작아서) 자세를 어떻게든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몇 번 타보고 최적의 자세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옆자리에 탔던 이성민은 “골목 빠져나가는 장면을 찍을 때 좀 더 빠르게 달려야 했다. 그때 정말 아찔했다. 피가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이었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묻는 질문에 이성민은 “코로나가 시작될 무렵 촬영을 시작했고, 그때 전 국민이 패닉이었다. 촬영을 끝낼 수 있을까, 우리는 무사할까 마음을 졸였다. 개인적으로 마음이 짠했던 건, 엔딩을 독립기념관에서 촬영할 때”라고 말했다. 남주혁은 “촬영장에서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눴다. 그러다가 촬영에 딱 들어갔는데, 저도 모르게 대사 전체를 사투리로 연기해버린 적이 있었다”며 “왜 인규가 아니라 네가 나오냐고 하셨다”고 편안했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드라마 ‘기억’에서도 알츠하이머 환자 연기를 했던 이성민, 그는 “전작에서는 젊은 나이의 환자였고 ‘리멤버’는 노령에서 온 알츠하이머였다. 전작에서 특별히 참조한 것은 없고, 새롭게 공부하고 새롭게 연구했다”고 밝혔다. 80대 노인을 연기하면서 아내에게 사진을 보냈다는 이성민은 “굉장히 싫어하더라. 미래의 나이 든 내 모습을 미리 만나보더니 굉장히 싫어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검사외전’으로 브로맨스를 선보였던 이일형 감독은 “‘검사외전’은 하나의 사건을 두고 황정민과 강동원이 검사와 사기꾼, 톰과 제리로 만난다. 이번 영화는 80대와 20대, 시대를 뛰어넘은 세대 간 브로맨스”라고 전작과 다른 브로맨스의 포인트를 짚었다.

마지막으로 기억(리멤버)하고 싶은 순간을 묻는 질문에 이성민은 “박병호와 액션신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해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이일형 감독은 “개봉을 앞두니 생각나는 게, 촬영 1주일 전 셋이서 대본 얘기를 하며 리딩을 한 적이 있다. 그때 기억이 많이 난다. 촬영을 늘 전쟁터라고 생각하는데 그때 알 수 없는 따뜻함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일형 감독은 “생각보다 가볍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남주혁은 “필주와 인규의 브로맨스를 보면서 즐기면 더욱 재미있는 영화가 될 것 같다. 영화관에서 재미있게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이성민은 “다양한 세대들의 공감을 얻어낼 영화다. 가족 모두, 젊은이들, 제가 연기한 나이대 분들도 극장에서 보시면 재미와 감동을 느낄 영화다. 많이 찾아주시길 바란다”고 끝 인사를 전했다.

‘리멤버’는 10월 26일 개봉 예정이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에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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