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으면 지는 거니께"…'아이캔~' 300만 가능케한 울림

기사입력 2017-10-09 08: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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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수정 기자] 300만 돌파를 눈앞에 둔 '아이 캔 스피크'(김현석 감독)가 명장면, 명대사를 공개했다.



'아이 캔 스피크'는 민원 건수만 무려 8,000건,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도깨비 할매 ‘옥분’과 오직 원칙과 절차가 답이라고 믿는 9급 공무원 ‘민재’, 결코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상극의 두 사람이 영어를 통해 운명적으로 엮이게 되면서 진실이 밝혀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3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며 순항 중이다.





#1. 백과사전은 "원 헌드레드 딕셔너리여~"



 ‘옥분’(나문희)의 영어 선생이 되고 싶지 않았던 ‘민재’(이제훈)가 의도적으로 어려운 단어인 ‘백과사전’을 꼽아 영어로 무엇인지 질문, 이에 겸연쩍게 웃으며 답하는 옥분의 대사 씬이다. ‘민재’를 보며 당당하게 ‘북(book)’을 외친 ‘옥분’은 이내 그의 눈치를 보며 ‘딕셔너리(dictionary)’까지 말해본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은 원칙주의 ‘민재’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 정확하게 백과사전이 영어로 어떻게 되는지 ‘옥분’을 다그친다. 이에 ‘옥분’은 "원 헌드레드 딕셔너리여~"라며 구수한 발음의 콩글리시를 선사, 70대 할머니라고 믿기 어려운 귀여움을 뽐내며 극장 안 모든 관객을 미소 짓게 했다.





#2. 모두에게 通한 김현석 표 아재 개그



융통성 없이 차갑게만 보였던 ‘민재’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독특한 웃음코드를 드러냈던 씬이다. ‘진주댁’ 슈퍼 앞에 앉아 ‘옥분’과 진지한 분위기에 대화를 이어나가던 ‘민재’는 뜬금없이 ‘서면이 어디있냐’는 퀴즈를 낸 뒤, ‘가로수 그늘 아래’라고 자문자답한다. 이윽고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이 흘러나오자, 썰렁했던 극장은 한 순간 웃음바다가 되어 버리며 뜻밖의 재미를 더했다. 노래가 끝난 뒤 춥다며 자리를 떠 버리는 ‘진주댁’의 모습까지, 이 장면은 관객들에게 끊임 없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3. 우리 모두가 하고 싶은 말, ‘민재’가 전한 진심 어린 사과



유쾌함만큼 가슴 깊숙한 곳에서 우러난 울림을 전하는 명장면 명대사가 이어진다. 그 중 하나는 ‘민재’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옥분’ 할머니에게 전하는 "죄송합니다", 한 마디. 일상 속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이 말이 가장 큰 울림으로 다가온 것은 불편함에 진실을 외면해왔던 우리, 그래서 미안하다는 말을 쉽게 꺼내지 못했던 우리의 모습을 반추했기 때문이다. 눈물을 흘리며 ‘옥분’에게 죄송하다고 말하는 ‘민재’의 모습은 이 장면을 함께 보며 눈물을 흘렸던 모든 관객들의 마음을 온전하게 대변해 냈다.





#4. 결코 잊을 수 없는 그날의 상처, "잊으면 지는 거니께"



‘옥분’이 ‘민재’에게 그동안 숨겨왔던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는 씬은 모든 관객들의 눈물을 자아내며 뜨겁게 회자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였던 13살 당시의 사진을 60여년 만에 처음으로 옷장 깊숙한 곳에서 꺼낸 '옥분'은 잊고 싶었지만 결코 잊을 수 없었던 그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말한다. 이때 "잊으면 지는 거니께"라며 단호하게 말하는 '옥분'의 모습은 아픈 역사의 산증인으로서 오랜 세월 동안 감당해야 했을 그녀의 고통을 짐작하게 하며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리게 만든다.



#5.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옥분’ 할머니의 외침, "아이 캔 스피크"



영화의 마지막 명장면 명대사는 용기 내어 세상에 진실을 밝히려는 ‘옥분’의 연설의 시작을 알렸던, 바로 영화의 제목 "아이 캔 스피크"다. 미 의회 증언을 위해 참석, 입술이 바싹 마른 채 긴장하며 앉아 있는 그녀에 의장은 "증언하시겠습니까?"라고 묻는다. 이에 마음을 가다듬은 ‘옥분’이 달라진 눈빛으로 "아이 캔 스피크"를 말하는 장면은 관객들로 하여금 전율을 느끼게 했다. 이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단지 과거의 피해자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주체임을 당당하게 선언하는 씬으로, 뒤이어 이어지는 ‘옥분’의 완벽한 연설까지 관객들은 이 장면을 통해 후련함과 카타르시스까지 느낄 수 있었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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