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지호 객원기자] 일본 아이돌 팬은 과격하기로 유명하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해 열애설을 보도하거나 스캔들 기사를 내보내면 즉각 반응이 온다. 대부분 기사를 쓴 기자에 대해 강한 비판이며, 심할 경우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
지난 2일 TBS ‘고고 스마(GOGO! Smile!)’라는 프로그램에는 일본의 유명 주간지 주간문춘의 연예전문 기자가 아이돌 스타에 대한 열애설을 보도했다가 협박당한 사실을 밝혀 화제다.
주간문춘에서 수차례 특종을 보도해 ‘명물기자’로 유명한 스즈키는 이 방송에서 자신의 기자 경력 10년 동안에 가장 공포스러웠던 협박 사건을 고백했다. 주간문춘 전체가 긴장할 정도로 심각하게 협박을 받았던 것은 다름 아닌 인기 여성 아이돌 그룹 AKB48의 중심 멤버 사시하라 리노의 열애 특종 보도했을 때다.
2012년 스즈키 기자는 당시 인기 절정의 AKB48 멤버 사시하라의 전 남자친구를 찾아 독점 인터뷰를 했다. 당시 사시하라와의 연애 당시 사진이 공개되는 등 연예 뉴스로서는 대특종이었다.
반응은 즉각 나타났다. 남성 팬, 특히 절대적인 충성심을 보이는 ‘삼촌 팬’들의 반발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급기야는 사시하라 팬들로부터 주간문춘을 폭파하겠다는 협박장까지 날아들었다. 일본에서는 협박장을 보내고 그 이후에 실행에 옮긴 사건이 많다. 스즈키와 주간문춘 편집부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공격적인 취재를 하는 특종기자라 하더라도 극도의 공포감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 주간문춘 또한 회사 차원에서 경찰과 연락을 하는 등 대책에 부심했다. 스즈키는 “이번 협박은 정말 위험했다. 회사 경비원들이 방탄조끼까지 입고 근무를 했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정말 무서웠다고 고백했다.
전화와 우편을 통해 매일같이 팬들의 협박에 시달렸던 스즈키는 이후 방송 출연, 기사에 얼굴을 게재하는 것을 가급적 피하고 있다.
한편, 스즈키는 주간문춘에서 저돌적인 취재로 유명하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스캔들 기사는 별개”, “아무 것(취잿거리)도 없는 아이돌은 없다”라는 신조로 공격적인 취재를 해 일본 연예인들이 가장 경계하는 기자다.
일본에서는 아이돌 스타에 대한 스캔들 기사 보도는 위험 부담이 크다. 팬들의 반발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스즈키처럼 수시로 협박도 받는다. 일본 연예 기자들은 아이돌 스타에 대해 스캔들 기사를 쓸 때 가장 경계하고 주의하는 것이 바로 열성 팬들이다. ‘고고 스마’ 진행자인 이시이 아나운서의 말대로 ‘목숨을 걸고’ 취재하고 있다.
이지호 기자 digrease@jpnews.kr / 사진=JP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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