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지호 객원기자] 일본 문화예술계가 비통에 빠졌다. 일본을 대표하는 연출가 니나가와 유키오(蜷川幸雄)가 12일 오후 1시 25분, 폐렴에 의한 장기부전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1세였다.
니니가와 유키오는 서양문화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그리스 비극이나 세익스피어 희극에 일본적 미의식을 가미한 연극 무대로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니나가와 맥버스’는 그 대표작으로, 일본 연극계에서 하나의 브랜드로 정착했다. 이처럼 연출가 이름이 하나의 브랜드처럼 굳혀진 예는 유일무이하다.
‘니나가와 맥베스’는 배경 설정을 일본의 아즈치모모야마 시대(安土桃山時代 1573~1603) 서민가로 바꾸고 거대한 불상을 무대에 옮겨놓았다. 또한 가부키 연출 기법을 구사했다. 이같은 일본식 맥베스는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1987년 영국 런던 내셔널 시어터에서 이 작품을 선보였을 때, “맥베스가 일본인이 되었다”며 현지 관객의 호평을 받았고, 이 작품으로 니나가와는 명예대영훈장을 받았다.
영화에도 조예가 깊어, ‘스네이크 앤 이어링(뱀에게 피어싱)’ 등의 감독을 맡아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배우를 지도하는 데 있어서 매우 엄격하기로 소문난 인물이기도 하다.
일본의 내로라하는 젊은 톱배우들 중에서도 니나가와 감독의 무대를 거쳐간 이들이 적지 않다. 오구리 슌, 후지와라 타츠야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 최고의 스타 기무라 타쿠야도 니나가와 감독과 함께 작품을 했다.
이지호 기자 digrease@jpnews.kr / 사진=NHK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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