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지호 객원기자] 일본 국민 배우 와타나베 켄의 부인이자 중견 여배우인 미나미 카호가 이달 17일부터 도쿄 신국립극장에서 재일 한국인 일가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 ‘파마집 스미레(パーマ屋スミレ)에 주연으로 출연한다.
‘파마집 스미레’는 재일동포 2세인 정의신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일본의 고도성장기인 1960년대 규슈 지역을 배경으로, 탄광 사고라는 비극에 조우하면서도 씩씩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재일 한국인 가족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규슈 탄광촌에 사는 전직 미용사인 주인공 스미(미나미 카호 분)는 ‘파마집 스미레’를 여는 것이 꿈이지만, 남편이 탄광 사고에 휘말리면서 일산화탄소 중독 환자가 된다. 고난의 연속이지만 스미는 꿋꿋하게 삶을 버텨나간다.
미나미 카호는 첫 번째 상연(2012) 때에 이어 이번에도 주연을 맡았다. 미나미 카호는 그동안 그 누구보다도 이 작품의 두 번째 상연을 바랐다고.
미나미는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연극이) 50년 전을 배경으로 하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의미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올해 4월 규슈 지방의 구마모토 현에서 큰 지진이 있었다. 수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터전을 잃은 수만 단위의 사람들이 여전히 피난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미나미 카호는 “우리는 탄광 사고나 천재지변 등 여러 가지 것에 휘둘리며 살아간다. 하지만 이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사람 냄새가 나고 유쾌하다.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습이 매우 따뜻하고 온정이 넘친다”고 말했다.
한편 미나미 카호에게는 또 다른 출연 동기가 있다. 미나미 카호의 외조부가 재일 동포인 것. 미나미 카호는 과거 남편 와타나베 켄과 함께 제주도 선산에 찾아가기도 했다.
미나미 카호는 “(이 작품을 하게 된 이유는) 재일 일가의 이야기라는 것이 컸다. 내 주위에도 개성적인 친척이 많았기 때문에 연기하면서도 어딘가 낯익으면서 그리움을 느끼는 순간도 있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미나미 카호는 1984년 영화 ‘카야코를 위하여’를 통해 영화계에 데뷔했다. 이후 영화, 드라마, 연극 등에 출연하며 30년 이상 여배우로서 꾸준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녀의 남편 와타나베 켄은 ‘라스트 사무라이’, ‘인셉션’ 등의 영화에 연이어 출연하며 일본을 넘어 할리우드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이지호 기자 digrease@jpnews.kr / 사진=JP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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