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 중국 방송가의 해외 콘텐츠 의존도가 퍽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한국 콘텐츠 유입을 전면 금지한 한한령의 영향이 컸다. 비록 해외 콘텐츠가 감소했지만 수요는 분명 있다. 그 자리는 한국 대신 일본이 차지했다.
# 사라진 한국 예능, 한국 드라마
과거 한국 드라마와 예능이 아이치이, 텐센트TV 등 중국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점령할 때가 있었다. 그리고 한국 드라마가 중국 온라인 콘텐츠 시장을 붐업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것도 2016년이 끝이다. 한한령 뒤인 2017년부터 한국 드라마도, 한국 예능도 전무하다.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해외 콘텐츠도 딱히 없다. 중국 내 웹드라마, 웹 영화, 웹 예능 시장이 워낙 커졌기 때문이다.
과거 중국 드라마가 항일 첩보극, 전쟁 드라마, 사극, 가족 드라마 위주였다면, 이제 한국 등 해외 콘텐츠를 접한 시청자들의 눈이 높아짐에 따라 중국 드라마 장르도 더욱 다채로워졌다. 특히 웹드라마는 검열과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자극적 소재를 드라마화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로맨스, 코미디, SF, 판타지 사극 등 굳이 해외 드라마를 보지 않아도 선택사항이 훨씬 다양하다는 의미다.
# 리메이크, 한국에서 일본으로
한국 드라마는 중국 방송가의 단골 소재였다. 이미 수십 편의 드라마가 중국에서 리메이크됐고, 추자현이 주연을 맡은 ‘아내의 유혹’ 리메이크작 ‘회가적유혹’처럼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를 비롯해 최근 웹을 통해 방영된 ‘킬미힐미’ 중국판인 ‘칠개아’까지 한국 드라마는 꾸준히 리메이크됐다.
그런데 한한령 이후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는 줄어들고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하거나 일본 콘텐츠를 드라마화하는 사례가 늘었다. ‘심야식당’ ‘꽃보다 남자’ ‘101번째 프러포즈’ 등이 제작돼 방영됐거나 방영 예정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만화가 원작인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가 중국에서 리메이크되며, 역시 일본의 인기 만화인 ‘고스트 바둑왕’이 세계 최초로 중국에서 실사화된다.
이미 자본력을 앞세워 미국 영화 시장까지 좌지우지하는 중국이다. 자체 콘텐츠도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 한국 드라마나 예능을 대체할 것은 무궁무진하다. 중국에서 한국이 한때 방송가를 휩쓴 유행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우수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고정 소비층을 가진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을 때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칠개아’ ‘노다메 칸타빌레’ ‘심야식당’, 아이치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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