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 중국 역사상 최대 제작비를 들인 대작 ‘아수라'(阿修羅)가 개봉 첫 주에 스크린에서 내려오는 굴욕을 당했다.
제작비 7억 5천만 위안(약 1257억 원), 제작 기간 6년을 들여 완성한 ‘아수라'(창펑 감독)에는 오뢰, 양가휘, 유가령 등 중화권 톱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알리바바 픽쳐스의 초대형 블록버스터다. 티베트 불교 신화를 모티브로 한 판타지 블록버스터로 총 3부작으로 구성되며, 13일 공개된 영화는 시리즈 1편이다.
그런데 개봉 첫 주, 예상 밖 부진을 맞았다. 중국 박스오피스에 따르면 13일 개봉한 ‘아수라’의 성적은 4873만 위안(약 82억 원)의 수입에 그쳤다. 최근 중국에서 개봉하는 수백억 대 대작의 경우 오프닝 혹은 첫 주말 1억 위안 수입을 가볍게 넘는 게 추세다.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참혹한 수준이다.
결국 ‘아수라’ 측은 15일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상영 중단을 발표했다. 흥행 부진으로 개봉 3일 만에 스크린에서 퇴장시킨 것. 현지에 따르면 ‘아수라’의 추정 손해액은 우리 돈 1천억 원 이상이라는 전언.
16일 중국 베이징상보는 ‘아수라’의 흥행 참패에 대해 입소문 부족과 배급 실패를 들었다. 중국 배급사 관계자는 베이징상보에 “입소문이 문제였다. 입소문이 나지를 않아 자연스럽게 배급에도 영향을 끼쳤고, 스크린 수가 충분치 않으니 박스오피스 성적이 좋을 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입소문의 바로미터인 평점이 문제였다. 중국의 유명 평점 사이트인 마오옌과 타오피아오에서 각각 4.9점, 8.9점의 평점이 나왔다. 두 평점 사이트의 평가가 확연하게 엇갈린 것. ‘아수라’ 측은 공식 웨이보에 “아수라의 8.4점과 4.9점은 업계의 치욕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물론 평점만이 문제가 된 건 아니다. 가장 대중적인 드라마 영화 평점 사이트 더우반에서도 ‘아수라’에 대한 평가는 박하다. 1만 명이 넘는 네티즌 중 80% 이상이 별 2개 이하의 평점을 줬다. 한 관객은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다. 주인공 우뢰가 사는 마을은 ‘반지의 제왕’에서, 여주인공의 스타일은 ‘왕좌의 게임’에서 본 것 같다. 서양식 판타지 스토리와 외국 캐릭터들이 말만 중국어를 하고 있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아수라’의 실패가 돈으로 덩어리만 키운 중국 영화계에 어떤 경종을 울릴지 주목된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영화 ‘아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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