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지호 객원기자] “죽을 각오를 하고 곡을 썼다.”
작곡가 류이치 사카모토가 지난달 29일 ‘디지털 개러지-퍼스트 펭귄 어워드 2017’ 상을 받았다. 과학 기술이나 예술, 스포츠 분야에서 세계를 무대로 독창적인 도전을 하는 이들에게 매년 시상하는 상으로, 5천만 엔의 상금이 주어진다.
류이치 사카모토가 ‘죽을 각오를 하고’ 곡을 썼다는 소감은 그가 실제 암 투병 중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영화 ‘레버넌트’ 사운드트랙을 맡게 된 일을 말한 것. 그는 “암 투병 중 ‘레버넌트’ 감독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당연히 안 된다고 거절했다. 암이 재발될지 모르니까. 그런데도 감독은 ‘당장 내일 LA로 오라. 그럴수록 더욱 일을 해야 한다’고 했고,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는 각오로 암 치료를 하며 곡을 썼다”고 털어놨다.
영화 ‘레버넌트’는 지난해 아카데미 감독상을 비롯해 세계 각국 영화제에서 30여 개의 상을 받았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자신도 제7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작곡상 후보에 올랐다.
자신의 음악 인생 중 이번 곡 작업이 생명과 직결된 만큼 가장 위태로웠다는 류이치 사카모토는 지금까지 해온 환경운동과 어린이 음악 재생 장려, 후진 양성 등의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이날, 수상 기념으로 자신의 대표곡 ‘Merry Christmas Mr. Lawrence’ 등 3곡을 피아노로 연주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뮤지션 류이치 사카모토는 영화 ‘마지막 황제’의 삽입곡으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미국 뉴욕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후두암은 현재 투병 중이다.
이지호 기자 digrease@jpnews.kr / 사진=류이치 사카모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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