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수어 희화화’ 논란에 휩싸인 MBC ‘지금 거신 전화는’에 관계자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23일 방심위는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관계자 의견진술 조치를 내렸다.
앞서 지난달 22일 전파를 탄 ‘지금 거신 전화는’ 첫 회에선 수어 통역사 설정의 여주인공 희주(채수빈 분)가 뉴스 생방송 중 송출 오류로 ‘산'(山)을 표현하는 수어를 반복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를 본 앵커 유리(장규리 분)가 산 수어를 손가락 욕으로 해석하며 논란의 여지를 남긴 가운데 방심위 김정수 위원은 “극중 수어통역사가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것이 가슴이 아팠다”며 관계자 의견진술 의견을 냈다.
류희림 위원장 역시 “수어는 농인들의 주요 의사소통 수단인데 아무리 드라마라고 해도 전파력이 큰 만큼 제작진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첫 방송 이후 수어 희화화 논란이 불거지고 중앙대학교 수어동아리 ‘손끝사이’까지 나서 “산 수어는 손가락 욕과 수형이 다를 뿐더러 청인에 의해 농담거리로 소비돼 오며 농인들에겐 트라우마와 같은 수어 단어다. 이는 농인과 수어에 대한 무례를 넘은 차별과 조롱”이라며 쓴 소리를 쏟아내는 등 후폭풍이 거세지자 MBC 측은 “일부 수어 장면으로 심려를 끼친 점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작중 수어를 부적절하게 다뤄 농인들과 한국 수어를 희화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잘못을 인정하곤 “우리 드라마는 사람들 간의 ‘소통’을 중요한 테마로 삼아 기획한 작품으로, 농인들의 소중한 소통 도구인 수어를 희화화하거나 조롱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농인들과 한국 수어가 겪어온 어려움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반영하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부족했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아울러 “수어는 우리 드라마에서 두 주인공이 오랫동안 닫혀 있던 마음을 열고 소통하게 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소재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중요한 소통 도구인 수어의 가치를 오롯이 전달하는 작품으로 남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한편 ‘지금 거신 전화는’은 협박전화로 시작된 정략결혼 3년차 쇼윈도 부부의 시크릿 로맨스릴러를 다룬 작품으로 매주 금, 토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지금 거신 전화는’ 포스터,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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