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배우 서현진이 그룹 실패 후 15년의 무명 시절을 회상했다.
20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선 서현진이 게스트로 출연해 18년 연기 인생을 돌아봤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걸그룹 ‘밀크’ 출신의 서현진은 무용의 길을 포기하고 가수의 길을 걷게 됐다며 “그때는 연예계가 뭔지도 모르고 시작했다. 심지어 지금처럼 체계적이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연습을 시킬 때라 우리가 시끄럽게 떠드니까 그러지 말라고 벽을 보고 앉아서 노래하게 했다”라고 입을 뗐다.
밀크의 메인보컬로 활약했던 서현진은 이날 데뷔곡 ‘Come To Me’를 노래하곤 “그땐 메인보컬을 아무나 시켰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밀크가 활동 1년 만에 해체하며 19살이란 어린 나이에 이른 변화를 맞은데 대해선 “처음엔 끝났다는 생각을 못했다. 그런데 다른 친구들은 데뷔를 하는데 나는 그 자리에 있으니 한 해 한 해 지나면서 체감이 되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전학 후 처음으로 국악 고등학교 동기들이 나오는 공연에 초대를 받아서 봤다. 그때 객석에서 관객의 입장으로 처음 공연을 보며 ‘난 이제 저걸 할 수 없네’란 생각을 했다. 그리고 펑펑 울었다. SM에 들어갈 때만 해도 전공을 바꿨다는 생각을 못했다. 파도에 휩쓸리듯 나와서 다른 일을 시작한 거였다”라고 털어놨다.
이후 배우의 꿈을 꾸며 연기학원에 다녔다는 그는 “난 연기도 무용처럼 했다. 물론 힘들었지만 그래도 연기학원에 나가고 뭔가 할 게 있다는 게 좋았다. 아무것도 할 게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텐데 대본도 보고 하니 뭔가 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4년의 연습 끝에 지난 2006년 ‘황진이’로 데뷔한 그는 “그땐 자격지심 같은 게 분명히 있었던 것 같다. 직업이 없고 불분명하다 보니까. 준비생을 직업이라고 할 순 없지 않나. 주변에서도 ‘요즘 뭐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무용을 그만뒀을 때, 가수를 그만뒀을 때 그런 질문을 받았는데 그때 뭐 안 했다”라고 고백했다.
“울기도 많이 울었는데 평생을 예체능 밖에 안 하다 보니 다른 걸 할 배짱도 없고 선택지도 없었다”라는 것이 서현진의 설명.
15년의 기다림 끝에 지난 2016년 방영된 ‘또 오해영’으로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최전성기를 맞은 서현진은 “사실 그때 하나도 못 즐겼다. ‘오래 힘들다가 잘 된 건데 왜 즐기지 못해?’ 소리를 들었을 정도였다”면서 “‘또 오해영’이 잘 되고 불안했던 게 난 꾸준히 열심히 했고 이 작품도 하던 대로 한 건데 갑자기 잘한다고 하시는 거다. 그럼 내가 계속 열심히 해도 언제든 다시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무서웠다”라고 고백했다.
나아가 “결국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하나도 즐겁지 않았다”며 솔직한 당시 심경을 전했다.
배우 서현진이 아닌 인간 서현진의 일상도 소개했다. 그는 “주로 자빠져 있다. 반려견과 같이 누워서 시간을 보낸다. 요리도 좋아했는데 스트레스를 푸는 창구였던 것 같다. 요리조차도 강박처럼 열심히 했다”라고 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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