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유지호 기자] 배우 남명렬이 지난해 손석구의 ‘가짜 연기’ 발언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재확인하며 연기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을 밝혔다.
남명렬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손석구를 저격한 것에 대해 “그 친구도 최대한 자신의 현재 감정에 충실하게 연기를 하는 것이 뭔지를 깨달았기에 그 매체에서 스타가 된 거죠. 틀린 얘기를 한 게 아니에요. 다만 자신의 방식이 무대 연기에서도 통할까 시험해 보고 싶었다는 건 옳지 않은 발언이죠”라며 손석구의 발언을 지적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음을 재차 드러냈다.
손석구 작년 연극 ‘나무 위의 군대’ 기자간담회에서 “연극을 하면서 사랑을 속삭이라고 하는데 마이크를 붙여주든지 왜 ‘가짜 연기’를 시키는지 이해가 안 됐다. 그래서 그만두고 영화 쪽으로 간 것”이라고 발언하자 남명렬은 당시 출연 중이던 연극 ‘라스트 세션’의 대사를 인용해 “하하, 그저 웃는다. 그 오만함이란”이라며 일침을 날렸다.
손석구는 해당 발언에 대해 본인이 경솔했음을 시인하며 남명렬에게 자필로 쓴 편지를 보내 사과했고, 남명렬 또한 답장과 함께 손석구의 연극을 관람하는 것으로 둘의 갈등은 원만하게 해결됐다.
남명렬은 연기의 기본 속성에 대해 “‘가짜’라고 정의하면서도 각 매체의 특성에 맞는 연기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객석에서 속삭인다고 느끼게 하면서도 잘 들리는 대사법을 연마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곧 ‘연기 기술'”이라고 설명하며, 드라마와 연극 연기의 차이를 이해하고자 했던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2007년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배우 공유와 함께 작업하며 “카메라 앞에서는 상대방을 의식하고 (대사를) 멀리 던지면 안 된다는 것을 배운 계기”였다고 회상했다.
남명렬은 연극의 가장 큰 매력으로 관객의 눈으로 편집되는 ‘현장성’을 꼽으며, “오롯이 배우의 연기에 기대는 현장성이 연극만의 장점”이라고 전했다. 또한, K드라마와 K영화의 세계적 인기 요인으로 ‘명품 조연’의 존재를 언급하며 “주연이 빛날 수 있도록 탄탄히 받쳐주는 ‘명품 조연’ 덕분이며 이들 대부분은 연극에서 내공을 쌓은 연기파”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30년 넘게 무대를 지켜온 남명렬은 ‘햄릿’,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자신을 ‘비주류’로 정의한 그는 “우리 같은 사람이 있어야 사회가 다양해진다”며 아웃사이더로서의 자부심을 나타냈다. ‘어떤 배우로 남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주어진 역할을 애써서 살아낸 사람 정도”라고 답하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유지호 기자 rjh@tvreport.co.kr / 사진= 남명렬,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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