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남금주 기자] 오페라 감독 박현준이 2003년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장이머우 감독이 연출을 맡은 비화를 밝혔다.
20일 방송된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이하 ‘백반기행’)에서는 오페라 감독 박현준이 등장했다.
이날 고흥에 도착한 허영만은 “고흥이 가도 가도 천리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멀다는 말인데, 바다가 너무 멋있어서 전혀 후회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오페라 ‘투란도트’의 총괄 감독 박현준이 등장했다. 허영만이 “고급 레스토랑에서 칼질하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묻자 박현준은 “저희 아버님이 여기서 태어나셨다. 제 고향이 여수다”라고 밝혔다.
이어 허영만, 박현준은 생선백반집으로 향했다. 허영만은 “전 이런 집이 좋다. 지나가면서 한 잔 생각나면 편안하게 먹다가 가고”라고 했고, 박현준 역시 “제가 유럽에서 7년 반 정도 있었는데, 이탈리아에서도 번듯한 식당 가면 그 맛이 안 난다. 이탈리아도 우리나라의 이 식당 같은 동네 식당들이 있다. 그걸 트라토리아라고 한다. 거길 가면 틀림없다”라고 밝혔다.
박현준은 “여러분들이 알 만한 작품은 ‘투란도트’ 오페라다. 월드컵 1주년 기념으로 장이머우 감독을 연출로 데려왔다”라고 밝혔다. 허영만이 “장이머우 감독이면 굉장히 센 사람인데”라고 놀라자 박현준은 “중국 자금성에서 ‘투란도트’를 봤는데, 한국에서 공연해야겠더라. 영화계에 수소문해서 장이머우를 만나러 간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박현준은 “처음에 가니까 안 만나준다. (비서가) 절 6~7번 만난 다음에 만나도 되겠다 해서 장이머우를 데려왔다. 감독의 첫마디가 “너희 자금성 있어?”였다”라고 밝혔다. 이를 들은 허영만은 “덕수궁 있다고 하지”라고 말하기도. 부단한 설득 끝에 마침내 장이머우는 한국 공연을 수락했고, 장이머우가 연출을 맡아 탄생한 당시 ‘투란도트’는 나흘간 관객 11만 명을 동원했다.
바지락초무침, 피조개무침, 갯장어볶음 등을 먹은 두 사람은 감탄했다. 허영만은 갯장어볶음을 보고 “여기 부자 동네인가 보다. 갯장어 말린 게 볶아서 나오네”라고 놀랐고, 박현준은 “기가 막힌다. 갯장어를 말려서 조린 건 고흥, 여수밖에 없는 것 같다. 굉장히 고소하고 맛있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생선구이까지 모든 게 차려지자 허영만은 “이런 밥상 만나기 어렵다. 거의 없다”라고 말한 후 “이런 맛을 두고 이탈리아에서 왜 그렇게 오래 있었냐”라고 밝혔다.
다음 메뉴는 팥죽이었다. 박현준은 팥죽 좋아하냐는 질문에 “좋아한다. 저랑 동문이지 않냐. 문방구에서 동지팥죽을 팔았다”라며 추억을 떠올렸다.
남금주 기자 ngj@tvreport.co.kr / 사진=TV조선 ‘백반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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